"협박 메일 받았다"…'IQ 204' 백강현군이 서울과학고 자퇴한 이유는

천재소년 백강현군이 내년 서울과학고에 입학한다는 소식을 알리며 지난해 8월 27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백강현군 인스타그램 캡처

지능지수(IQ) 204를 기록하며 '천재 소년'으로 화제가 됐던 백강현(10)군이 서울과학고에 입학한지 한 학기 만에 자퇴했다. 백군 측은 당초 자세한 자퇴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가 20일 "감당하기 힘든 놀림과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백군의 아버지 A씨는 이날 유튜브 계정에 '아들과 관련해 치가 떨리는 협박 메일을 받았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A씨는 영상을 통해 "18일 올린 자퇴 영상 때문에 서울과학고 선배 학부모로부터 협박 메일을 받았다"며 "강현이에게 자행된 일련의 사건들을 가슴에 묻고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가려고 했으나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린 강현이에게 가해진 감당하기 힘든 놀림과 비인간적인 학교폭력에 관해 공개될 내용을 지켜봐 달라"며 폭로를 예고했다.

A씨는 피해 정황을 언급하며 "강현이에 대한 모든 교육을 접고 이 나라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동급생들이) '네가 서울과학고에 있는 건 전 국민을 기만하는 것', '팀 과제할때 강현이가 같은 조에 속해있으면 한 사람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등 면박을 주고 유령취급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강현이 보라고 버젓이 '아무것도 못하는 XX새끼'라고 욕하며 놀리기, 하루 종일 강현이한테 말걸지 않기 등(의 괴롭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 '협박 메일' 공개… "폄하하니 마음 편하냐"

백강현군 아버지 A씨가 20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학부모 메일. 유튜브 '백강현' 채널 캡처

A씨는 이날 학부모에게 받은 메일도 공개했다. 자신을 서울과학고 선배 학부모라고 밝힌 B씨는 메일을 통해 "초등학생이 서울과학고 합격했다고 해서 천재인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걔가 중간고사 전체 과목 중 수학 1문제밖에 못 풀었다고 해서 학교 학부모들이 들썩했다"면서 "그래서 '곧 자퇴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문제 푸는 기계가 되기 싫어서 자퇴를 했다고요? 솔직히 전교 꼴등이고 수업을 이해 못했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최소한 학교 학생들 이미지 떨어뜨리는 일은 하지 말라"고 했다.

A씨는 곧바로 B씨에게 반박 메일을 보내 "무례한 메일을 보내시다니 정식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1학기 중간고사 전체 과목 중 수학 1문제만 풀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엉터리 사실로 어린 아이를 폄하하니 마음이 편하냐"면서 "뛰어난 점수는 받지 못했지만 모든 과목에서 점수가 골고루 잘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공부를 따라가지 못해 학교를 그만둔 것이 아니다. 그간 심각한 학교 폭력으로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경찰 고발 직전까지 갔다.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문제가 이슈화될 경우 사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저희가 양보했다"면서 "그러나 학교폭력의 근본 원인에 대해 학교 측의 어떠한 배려나 지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문제 푸는 기계 돼… 창의적인 활동 하고파"

백강현군이 19일 유튜브를 통해 서울과학고 자퇴 소식을 알렸다. 유튜브 '백강현' 채널 캡처

앞서 백군은 19일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8월 18일부로 서울과학고를 자퇴했다"고 밝혔다. 백군은 자퇴 이유에 대해 "거울 속에서 문제를 푸는 기계가 되어가는 저를 보게 됐다"면서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2012년 11월생인 백군은 생후 41개월째였던 2016년 SBS 예능 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수학과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드러내면서 화제를 모았다. 백군은 2019년 초등학교에 입학해 이듬해 5학년으로 조기 진급한데 이어 지난해 4월 중학교에 조기 입학했고, 지난 3월엔 서울과학고에 입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