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를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옥시ㆍ현 RB코리아)에 재발 방지를 위해 이번 사태의 잘못과 교훈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라고 권고했다.
배스컷 툰칵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유해물질 특별보고관은 13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33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할 방한 결과 보고서를 최근 OHCHR을 통해 공개하면서 옥시측의 사과와 보상도 촉구했다. 유엔 특별보고관이 환경 문제를 유발한 기업에 투명한 사고 경위 공개와 사과 및 보상을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툰칵 특별보고관은 지난해 10월 12∼23일 방한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실태와 정부 대응, 입법 체계를 확인하고 산업계 전반의 유해물질 관리 실태 등을 점검했다. 그는 영문 24쪽 분량의 방한 결과 보고서에서 레킷벤키저에 “유사한 사고의 재발 방지 조치를 시행하라”며 “다른 정부와 기업이 비슷한 실수를 피할 수 있도록 교훈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모든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중요한 장소에 영구적인 기념물(commemoration)을 세우도록 제안한다”며 효과적인 구제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툰칵 특별보고관은 한국 정부에는 올해 시행한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을 포함해 유해물질 관련 법률의 보완과 피해자 구제를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입법 결함 때문에 국가가 국민의 인권과 건강 보호라는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유해물질 정보에 접근할 권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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