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임금, 北 정권에 70% 상납 있을 수 없다”


초기 공단서 생필품 사업했던 송용등씨 주장

수정: 2016.02.18 12:13
등록: 2016.02.18 04:40

“세금 30% 떼고 물표로 개성시에 떼줘”

북한이 개성공단 자금의 70%를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전용하기 어렵다는 대북사업가의 주장이 17일 나왔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 임금의 70%가 당 서기실과 39호실에 상납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박근혜 대통령도 국회연설에서 “우리가 지급한 달러 대부분이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용등(76ㆍ사진) 로바나무역 대표는 17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을 조금만 연구해도 개성공단 임금의 70%가 평양(노동당)으로 간다는 이야기는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호주 국적 교포로 북한과 베트남 등 공산국가에서 50년 가까이 식품 에너지 건설 호텔 등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는 베트남 하노이에 체류하고 있다.

송 대표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급여 중 30% 가량은 세금 명목으로 개성시에 떼주고, 나머지 70%는 달러가 아닌 물표(시장, 백화점 등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상품권)로 받는데, 물표는 쌀 기름 옷 신발 등 생필품 구입에 대부분 쓰인다”고 했다. 이어 “30%의 세금(사회보험료 15%, 사회문화시책비 15%)을 떼고 나면 남는 돈이 빠듯해 더 떼간다고 하면 근로자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개성공단 초기부터 지난 2006년까지 개성공단과 개성시내 백화점 등에서 물표를 받고 생필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했다. 2007년부터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민경련)이 사업권을 가져가면서 현재는 북한에서 김치공장, 석상개발, 대형 식당, 호텔 등을 운영하고 있다.

민경련이 수익을 남겨 노동당에 송금했을 가능성에 대해 송 대표는 “그렇다 치더라도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생필품을 중국, 러시아 등 외국에서 수입해 개성시와 개성공단에 공급하는데 도로 사정이 나빠 물류비가 많이 들고, 시세가 있어 비싼 값을 매겨 높은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2006년까지 약 4년간 사업을 하면서 3% 수익을 목표로 했다”며 “민경련도 그 이상 수익을 내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세금명목으로 개성시가 가져가는 30%도 전용되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공단 근로자들이 돈으로 개성시 교사, 의사, 공무원 등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개성은 도로를 내거나 다리를 놓는 등 관광도시 인프라 구축에도 상당한 돈을 써, 방문할 때마다 모습이 달라져 있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며 “개성시가 챙긴 세금 상당 부분도 개성 내에서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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