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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마약여행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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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마약여행 붐

입력
2001.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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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보인가요.단속 심하지, ‘약’값 비싸지, 뭣하러 한국에서 놉니까.?”지난 3일 태국 방콕 시내에서 만난 Y대 3학년 A(26)씨. 지난해부터 환각성이 강한 신종 마약을 복용하고 밤새 광란의 춤을 추는 일명 ‘레이브 파티’에 심취해 온 그는 유학생 2명이 낀 친구 4명과 태국으로 ‘레이브 원정’을 나간 차였다.

“국내 3분의1 가격이면 엑스터시(일명 도리도리), LSD, 야바(YABA), 케타민(소프트 마약) 등 어떤 마약이든 구할 수 있어요. 돌아갈 때 국제우편(EMS)으로 ‘배달’을 좀 하면 경비를 건지고도 남죠.”

부유층 대학생 및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동남아 마약 여행’이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신종 마약에 대한 대대적 검찰 수사 이후 강화한 단속을 피해 밤 문화가 발달한 태국 등지로 레이브 파티 무대가 옮겨가고 있다.

A씨는 “태국 재벌이나 관료 2세들이 드나드는 방콕 시내 나이트클럽, 라이브 바 등은 단속의 사각 지대라 밤마다 레이브 판이 벌어진다”며 “일부 클럽에선 드러내놓고 마약을 해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방콕 시내 N, S, T 등 대형 고급 나이트클럽이나 ‘방콕의 명동’이라 일컫는 팟퐁 일대 디스코텍, 라이브 바들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는 오후 10시가 되면 한국 ‘레이브 꾼’들이 어김없이 모여든다.

알약 형태의 엑스터시를 술에 넣어 녹여 마시거나 LSD를 가루로 만들어 코로 흡입하는 등 각종 마약을 복용한 이들은 이내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어 광란의 춤판을 벌인다. 마약 효과로 온몸이 근질근질해져 서로 안마를 해주거나 야광 스틱을 정신없이 흔드는 풍경이 다음날 새벽 4~5시까지 이어진다.

이들의 생활 주기는 4~7일. 하룻밤을 새워 ‘환각파티’를 하고 나면 정신이 몽롱한 채로 며칠을 호텔 방에서 보내며 ‘몸’을 만든 뒤 또다시 파티장으로 향한다.

태국 여성과 밤을 보내는 속칭 ‘2차’나 현지 관광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A씨와 동행한 미국 유학생 Y(26)씨는 “우리끼리 즐기는 레이브 파티가 그야말로 ‘천국’인데 다른 즐거움은 필요 없죠”라며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방학을 이용한 동남아 마약 여행이 유행하고있다”고 말했다.

한국 학생들의 ‘마약 원정’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신종 마약을 저가에 판매하는 태국인 브로커 까지 생겨났다. 이들은 엑스터시, LSD 부터 태국에서 생산하는 야바(히로뽕과 카페인을 섞은 초저가 마약)와 물뽕(GHB)을 섞은 마약 술 등 각종 신종 마약을 취급한다.

실제로 2일 밤 방콕 시내모 호텔에서 한 태국인이 기자에게 접근, 한국말로 “도리도리 싸, 도리도리 싸”라며 엑스터시 1정에 10달러라는 ‘파격적’ 가격을 제시하기도 했다. 엑스터시의 국내 유통 가격은 20~60달러.

5년째 현지 가이드 생활을 하고 있는 박희상(朴喜祥ㆍ34)씨는 “여행사등을 거치지 않고 4,5명씩 무리지어 방콕, 파타야 등의 고급 호텔을 찾는 한국 젊은이들은 대개 ‘마약원정’을 온 것”이라며 “일부 호텔에서는 이들을 위해 장기 투숙 할인, 차량대여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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