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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선 농우바이오 회장 "종자산업, 규모 작지만 국가 생존의 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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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선 농우바이오 회장 "종자산업, 규모 작지만 국가 생존의 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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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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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산업은 나라의 미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가 기간 산업'입니다."

19일 경기 수원시의 농우바이오 본사에서 만난 고희선(60) 회장은 10년 전 선포했던 '종자주권 비전'을 되새겼다. 몬산토 신젠타 등 다국적 '골리앗' 종자기업들이 국내시장의 주도권을 앗아간 당시, 고 회장의 비전 선포는 우리 종자주권의 '독립선언'이나 다름없었다.

10년이 지난 현재 농우바이오는 외국기업들에 맞서 국내 종자산업의 자존심을 지키는 독보적인 존재다. 연간 1,500억원 규모의 국내 채소종자시장에서 20% 넘는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종자산업은 '국치(國恥)'를 당했다. 국내시장의 70%를 점유했던 흥농, 중앙, 서울, 청원 등 상위 4대 토종 종묘사들이 세미니스(현 몬산토코리아), 노바티스(현 신젠타), 일본 사카다 등 외국기업에 팔려 결국 사라졌다. 후발주자였던 농우바이오(당시 농우종묘)도 700억원에 회사를 넘기라는 외국기업의 제의를 받았다.

고 회장은 "당시 내로라하는 토종 종묘사들은 2세들이 물려받아 경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창업세대인 나보다 위기상황에서 회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약했을 것"이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종자는 고 회장이 경기 화성의 가난한 소작농 집안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마치고 66년 16살 나이로 서울 종로5가 종묘상에 취직한 뒤 평생을 바친 일이기도 했다. 81년 농우바이오 창립 당시 목표로 세운 '국내 1위'도 이루지 못한 상태였다.

고 회장이 외국 메이저에 맞서기 위해 역점을 둔 것은 연구개발(R&D) 강화였다. 99년 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해 육종 연구에 생명공학을 접목하며 원천기술 확보에 나섰다.

농우바이오는 지난해 매출(410억원)의 17.3%(71억원)을 R&D에 쏟아부었다. 품종 개발은 10년에 가까운 인내가 필요한 일. 성과는 이제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존의 고추, 무, 배추 등에 이어 올해 방울토마토, 양파, 양배추, 브로콜리 등의 개발 품종을 처음 시장에 내놓았다. 이로써 채소 분야에선 거의 종자주권을 회복했다는 판단이다.

2007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당선(경기 화성ㆍ한나라당)돼 국회에 진출했던 그는 지난해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더욱 공격적이다. 고 회장은 "40년 넘게 종자산업과 농업현장에서 뛰었지만, 기업 CEO로선 '종자강국'을 실현하는 데 한계를 느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시간도 부족하고 벽도 높았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정부가 종자정책을 다룰 전담조직을 추진하면서도 아직 종자과(課) 하나 만들지 못하는 것도 벽의 존재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안타까워했다.

고 회장은 "종자산업은 규모로만 따지면 반도체, 자동차 산업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작지만, 식량주권과 환경문제 해결, 고부가가치 창출 등의 가치를 따지면 국가의 생존을 책임지는 산업"이라며 "종자산업에 역점을 두지 않곤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채소종자시장 규모는 자일리톨껌 단일품목과 같은 수준이고, 곡물(1,700억원) 화훼(1,100억원) 과수(400억원) 등을 포함한 식물종자 전체시장 규모도 5,500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시장은 45조원에 달한다.

농우바이오는 중국 미국 인도 등에 현지법인 및 연구소를 두고, 지난해 약 70억원 어치 종자를 수출하는 등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시장 1위 목표는 이뤘지만, 고 회장은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고 회장은 "쌀을 제외하면 거의 외국 품종에 의존하고 있는 곡물과 화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채소종자 시장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고 밝혔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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