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일본인 중 북단 홋카이도에 거주하는 아이누족과 남단 오키나와인이 유전자적으로 가장 비슷하며, 일본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본토 거주자는 한국인의 유전자에 가깝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일본의 선주민(토착민)인 조몬인(繩文人)이 한반도에서 건너온 야요이인(彌生人)과 반복적인 혼혈을 거치면서 유전자가 변화한 반면,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아이누족과 오키나와인은 상대적으로 혼혈이 적어 유전자 변화가 적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일본 종합연구대학원 연구팀은 일본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본토 거주자와 중국인, 서구인 등 460명의 DNA 데이터에 아이누족과 오키나와인 71명분의 DNA를 추가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은 일본 인류학회가 편집한 국제전문지 저널오브휴먼제네틱스 인터넷판에 공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이누족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것은 오키나와인으로 나타났고, 본토 출신이 뒤를 이었다. 본토 출신자는 한국인의 유전자에 가까웠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일본인들이 전반적으로 선주민인 조몬인 유전자를 계승하는 한편, 본토 출신자들이 야요이인과의 혼혈을 반복적으로 거치면서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로 확산됐다고 전했다.
일본인의 기원은 조몬인이 스스로 환경에 적응했다는 변형설, 야요이인이 조몬인을 정복하고 정착했다는 인종치환설, 일본 열도의 원주민과 한반도 도래인의 혼혈이라는 혼혈설 등 3가지 학설이 제기됐다. 혼혈설은 하니하라 가즈로우(埴原和郎) 전 도쿄대 명예교수가 1990년 주장한 것이다.
종합연구대학원대 사이토 나루야(齊藤成也) 교수는 "DNA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혼혈설의 시나리오와 일치했다"며 "1인당 최대 약 90만개소의 DNA 변이를 해석했기 때문에 결과의 신뢰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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