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수출국인 남아프리카 보츠와나가 지속적인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에 흔들리고 있다. 보츠와나 정부는 다이아몬드 통제권을 강화해 재정수입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전문가들은 차세대 수익원 발굴 노력 없이 다이아몬드만 바라보는 당국을 비판하고 있다.
27일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보츠와나 정부는 최근 다이아몬드 수입에 대한 몫을 늘려 경기를 진작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온코카메 모칼리아 보츠와나 광물자원부 장관은 “다이아몬드를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은 여전히 많다”며 “정부는 이를 위해 각종 정책을 밀어붙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츠와나에서 다이아몬드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긴요하다. 정부세입의 80% 또한 여기에서 나온다. 하지만 최근 다이아몬드 가격이 지난해 대비 28%나 하락한 데다 추가 인하 압박까지 지속되면서 보츠와나 경제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보츠와나 내 다이아몬드 산업 종사자가 크게 줄었고 실업률도 20%를 웃도는 상황이다.
이에 보츠와나 당국은 자국 다이아몬드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는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유통업체 ‘드비어스’에 제동을 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츠와나가 드비어스를 통해 생산하는 다이아몬드는 연간 40억달러 규모에 달하지만 정작 당국이 가져가는 수입은 매우 적다는 이유에서다.
보츠와나는 드비어스 자회사 ‘글로벌 사이트홀더 세일즈’(GSS) 본사를 자국으로 이전케 할 정도로 이미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GSS에서 일하는 직원 가운데 절반 가량인 160명이 보츠와나인 점으로 볼 때 드비어스는 현지인 고용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보츠와나 정부는 드비어스와 50대 50의 지분으로 광산업체 ‘드스와나’ 를 세웠는데, 이 드스와나 수입 중 보츠와나에 돌아가는 몫은 81%다.
전문가들은 보츠와나가 다이아몬드 산업에 너무 의존하는 대신 불황을 뒷받침할 새로운 산업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키스 제퍼리스 전 영국 중앙은행 부총재는 “보츠와나가 향후 50년간 지금과 같은 비율로 다이아몬드 채굴에 나선다 해도 경기를 진작 시킬 순 없을 것”이라면서 “이는 현재의 생활수준을 뒷받침 할 정도지 더 큰 발전을 이끌어 낼 순 없다”고 지적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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