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우디-이란 갈등, 국가 분쟁서 이슬람 종파 충돌로 확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우디-이란 갈등, 국가 분쟁서 이슬람 종파 충돌로 확산

입력
2016.01.06 20:00
0 0

사우디 시아파 거주지서 총격, 방화

수니파 왕조 바레인서도 연일 시위

종파 비율 비슷한 이라크는 살얼음판

바레인 다이에서 4일(현지시간) 시아파 주민들이 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지도자 처형을 비난하고 있다. 바레인은 국민의 70%가 시아파지만 수니파가 왕권을 쥐고 있다. 다이=신화 뉴시스
바레인 다이에서 4일(현지시간) 시아파 주민들이 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지도자 처형을 비난하고 있다. 바레인은 국민의 70%가 시아파지만 수니파가 왕권을 쥐고 있다. 다이=신화 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지도자 처형(2일)으로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우디 내 시아파 근거지인 카티프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잇따르는 등 수니파와 시아파 간 충돌로 확산되고 있다. 국가 간 갈등을 뛰어넘어 중동지역 전체 종파 간 다툼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동부 해안 카티프 지역에서 무장 괴한 4명이 버스에 불을 질렀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티프는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 내에서도 소수 시아파가 주로 거주하는 곳으로, 이번에 처형된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의 고향이기도 하다. 괴한들은 운전사를 총으로 위협해 버스를 빼앗은 후 불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사상자는 없었지만 공격을 받은 버스가 사우디 국영 정유회사인 ‘아람코’의 직원 통근용으로 밝혀져, 알님르를 처형한 사우디 정부를 겨냥한 시위대의 보복 행위로 추정된다.

카티프에서는 지난 3일에도 한 괴한이 순찰 중인 경찰들에게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인근을 지나던 어린이 1명이 부상했다. 사우디 경찰은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또 집단 처형 사건 이후 카티프 일대에선 시위와 소요 사태가 끊이지 않는 등 사우디 왕가에 대한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 남쪽에 위치한 시트라와 다이에서도 이날 사우디 정부의 시아파 인사 처형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라 열렸다. 바레인은 국민의 70%가 시아파지만, 수니파가 왕권을 쥐고 있다.

반대로 시아파가 정권을 잡고 있지만 수니파 역시 인구의 30~40%를 차지하고 있는 이라크의 경우, 이번 처형 사건을 놓고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시아파 군중 수천 명이 총리 집무실로 몰려와 사우디와의 국교 단절을 요구하는 등 거리 시위를 하고 있지만 하이데 알 아바디 총리는 “알님르의 처형은 유감이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을 뿐 국내 종파 간 대립이 폭발하지 않도록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알 아바디 총리는 “현 종교적 대립국면을 이성적으로 현명하게 해결해야 한다”라며 국민에게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한편, 사우디는 5일에도 자국이 처형한 시아파 지도자들을 오사마 빈 라덴에 비유하며 사형 집행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아델 알 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날 미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알님르는 사우디 안보를 위협한 테러리스트”라며 “그는 사람들을 선동하고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는데 연루됐으며 무고한 사상자를 낸 경찰서 공격 사건에도 개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빈 라덴과 같은 종교 학자는 많다”라며 사실상 알님르를 빈 라덴에 빗댔다. 이란에 대해서도 “30년 넘도록 매년 수백 명을 처형하는 등 제멋대로 살인을 저질러 왔다”라며 사우디의 집단 처형을 옹호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우디 정부의 주장과 달리 알님르는 사우디 수니파 왕정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면서도 비폭력을 고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