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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념 너머 새로운 생각을 던져줄 책방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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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념 너머 새로운 생각을 던져줄 책방 만들겠다”

입력
2016.08.0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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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계를 떠나 '최인아책방'을 여는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은 “생각의 숲을 이루자는 것이 우리 서점의 슬로건”이라며 “서점을 통해 생각의 힘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광고계를 떠나 '최인아책방'을 여는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은 “생각의 숲을 이루자는 것이 우리 서점의 슬로건”이라며 “서점을 통해 생각의 힘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최인아(55) 전 제일기획 부사장은 광고업계에서 전설과도 같은 인물이다. 카피라이터로서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등의 무수한 히트작을 내놓았고, 제작본부장으로 일할 때는 칸국제광고제, 런던국제광고제 등에서 30회 이상 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마흔이 되기도 전에 삼성그룹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이 됐고 삼성 최초의 여성 부사장으로 임명돼 화제를 모았다. 삼성 최초의 여성 사장이 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다들 이야기했지만 그는 2012년 말 돌연 사표를 내고 광고계를 떠났다.

이후 연세대 대학원 사학과에 입학해 학생 신분으로 지내던 그가 학업을 중단하고 최근 사업을 시작했다. 뜻밖에도 광고회사가 아니라 서점이다. 이름은 ‘최인아책방’. 18일 개점을 앞두고 5,000여권의 책을 분야별로 직접 선별하는 등 준비 작업에 한창인 그를 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카페에서 만났다. 최 전 부사장은 “나는 광고장이를 생각하는 사람이라 정의한다”면서 “그 생각의 자양분이 곧 책이기 때문에 광고를 만드는 것과 책방을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다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인아책방은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 문을 연다. 광고대행업체 디트라이브의 정치헌 대표와 동업한다. “제일기획을 나올 땐 더 이상 일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2년쯤 지나니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군요. 처음엔 주위 사람들과 광고회사를 만들 생각이었어요. 그러던 중 책을 많이 읽게 할 수 있는 광고를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받고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가 직접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 거죠. 그렇게 해서 서점을 열게 된 겁니다.”

최인아책방의 주요 타깃은 직장인, 그중에서도 특히 광고인이다. 직장에서 새로운 아이디어, 참신한 생각을 요구받는 사람들이 서점에서 자양분을 찾아갈 수 있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러나 유행에 민감한 책이나 최신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비치하기보다는 시간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책, 본질을 이야기하는 책 위주로 채울 계획이다. 그는 “통념과 본질을 비교해 볼 때 통념은 널리 받아들여지는 생각이기 때문에 허술한 경우가 많다”며 “껍질을 벗겨 안쪽으로 들어가 본질에 가까이 가면 새로운 생각을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그런 책들로 서점을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최 전 부사장은 최인아책방을 통해 ‘광고장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광고장이는 기업의 과제를 생각의 힘으로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그 생각을 만든 생각이 어디에서 왔을지 제 서점에서 답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각 분야의 전문가인 ‘장이’들을 초청해 시리즈로 강좌를 마련할 생각입니다. 광고장이부터 초대하려고요. 그들의 생각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들에게 영향을 준 책들을 알아보는 자리가 될 겁니다.”

그는 일을 다시 시작하며 “돈을 버는 일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 명분과 의미가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서점을 열겠다고 처음 마음 먹었을 때는 돈을 벌자고 시작한 게 아니니 유지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책방으로도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서점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면 해요. 광고를 만드는 데 썼던 기획력이나 아이디어, 창의성을 책방을 운영하는 데 활용해야죠.”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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