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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한류 "1조 세계 시장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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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한류 "1조 세계 시장 잡는다"

입력
2017.02.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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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중국 최대 만화 플랫폼에 60개 작품 서비스

네이버, 자체 플랫폼 ‘라인 웹툰’에 520여편 제공

지난해 7월부터 중국 웹툰 플랫폼 텐센트동만에 연재되기 시작한 카카오페이지의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는 서비스 40일만에 조회수 1억건을 달성했다. 카카오 제공
지난해 7월부터 중국 웹툰 플랫폼 텐센트동만에 연재되기 시작한 카카오페이지의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는 서비스 40일만에 조회수 1억건을 달성했다. 카카오 제공

온라인 콘텐츠 수요가 폭증하면서 2019년 약 1조원 대의 성장이 예상되는 세계 웹툰 시장. 10여년 전 일찌감치 시장을 형성하며 웹툰 강국으로 우뚝 선 한국 토종 업체들이 거침없이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영화, 드라마, 음악에 이어 ‘웹툰 한류’가 일고 있다.

8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대형 웹툰 사업자 네이버, 카카오뿐 아니라 유망 중소 업체들도 해외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운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까지 입지를 넓혀가는 추세다.

2003년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웹툰을 제공 중인 카카오는 현지 콘텐츠 업체와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텐센트의 ‘텐센트동만’, 중국 최초 만화 사이트 ‘요유치’, 웹툰 전용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앱) ‘미람만화’등 중국 대표 플랫폼을 통해 약 60개 작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중 특히 텐센트동만은 월 이용자수가 9,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최대 만화 플랫폼이다. 카카오페이지가 지난해 7월부터 텐센트동만에 연재한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는 서비스 40일 만에 조회수 1억건을 달성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최근 미국 타파스미디어와 손잡고 북미 시장 경쟁력도 넓혀가고 있다. 타파스미디어의 타파스는 2만5,000종의 웹툰, 175종의 웹소설을 보유하고 매월 12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웹툰ㆍ웹소설 플랫폼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작품 20편 이상을 영어로 번역해 공급하고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최신 내용을 읽을 수 있는 ‘기다리면 무료’라는 유료화 모델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자체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2014년 영어와 대만어 버전으로 출발한 ‘라인 웹툰’은 현재 중국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도 추가해 780여편의 웹툰을 제공 중이다. 월 평균 해외 이용자가 1,800만명으로 국내 사용자 수(1,700만명)를 넘어섰다. 특히 단순 번역이 아닌, 각국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현지 작가도 육성 중이다. ‘에그노이드’(인도네시아), ‘틴에이지 맘’(태국), ‘사이렌스 라멘트’(미국) 등은 구독자가 100만명을 돌파한 현지 작가의 작품들이다.

이같이 웹툰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공들이는 이유는 광고와 유료 연재를 통한 1차 수익뿐 아니라 웹툰을 소재로 한 드라마, 영화 등 2차 창작물로 거둘 수 있는 판권 수익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는 중국 최대 드라마 제작사 화책과 ‘거울아씨전’, ‘부탁해요 이별귀’, ‘죽어도 좋아’ 등 5개 작품에 대한 영상화 판권 계약을 체결했고, 네이버도 현재까지 해외 제작사와 27건의 계약을 맺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2차 저작물 분야는 출판,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하고 지역도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등으로 넓기 때문에 추가 수익이 높다”고 강조했다.

국내 웹툰 업체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웹툰 플랫폼 텐센트동만에 10여편의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지금은 37.2도’, ‘어쩌다보니 마왕이 되었습니다’, ‘풀스’.
국내 웹툰 업체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웹툰 플랫폼 텐센트동만에 10여편의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지금은 37.2도’, ‘어쩌다보니 마왕이 되었습니다’, ‘풀스’.

이 중 특히 중국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콘텐츠 시장은 약 1,760억달러(약 202조원)에 달한다. 웹툰의 경우 성장세는 거듭하고 있지만 고품질 콘텐츠는 부족해 규모가 작은 벤처 기업들도 중국 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는 중국 게임사 창유와 합작회사 ‘창만’을 설립한 뒤 텐센트동만에 10여편의 웹툰을 연재하고 있다. 최근에는 CJ E&M과 해외용 웹툰 40편 이상 제작을 목표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서사 기반의 고품질 작품 200여편을 독점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뿐 아니라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 중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작품 중 성인웹툰 비중이 약 70%를 차지했던 탑툰은 최근 성인물 비중을 줄이고 장르를 다양화했다. 성인 콘텐츠 제약이 많은 중국 시장 특성을 반영한 조치다. 2015년말 대만에 이어 최근에는 홍콩에도 중국 진출을 위한 법인을 설립했다. 2015년 일본과 미국에 진출한 레진엔터테인먼트도 중국 진출 준비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 웹툰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경우 고급 인력 유출, 저작권 문제 등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웹툰은 콘텐츠가 갖는 확장 가능성이 무한해 부가 수익 창출로 더욱 주목 받고 있다”며 “웹툰 플랫폼 경쟁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대규모 가입자를 기반으로 급성장한 중국 업체들이 웹툰 유통을 본격화할 전망이어서 위협 요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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