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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과 100% 의견 일치” 불구, 구체적 합의 못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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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과 100% 의견 일치” 불구, 구체적 합의 못한 듯

입력
2017.04.0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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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회담

시진핑 ‘원론적 동의’ 수세적 입장

북핵 문제 질문엔 대답 안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저녁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만찬 행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저녁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만찬 행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

세계 1, 2위 국력을 가진, 그래서 국제사회에서 ‘G2’라고 통하는 미국과 중국 정상이 마침내 대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유의 플로리다 호화 휴양지 ‘마라라고’에서 6일 (현지시간) 저녁과 7일 오전 각각 만찬 및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과 남중국해, 통상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관계에 큰 진전을 이뤘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100%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주요 현안에서 ‘뼈있는 덕담’을 주고 받으면서도 한 치 양보 없는 논리 대결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7일 오전 개인적 회동과 확대 정상회담을 잇따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회담이 끝난 뒤 공개석상에서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심각한 문제들이 향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문제 등에 대한 언론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아, 주요 현안에서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중국에 강력한 대북 압박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시 주석에게 중국이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압박에 소극적일 경우, 북한과 연계된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을 상대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가할 뿐만 아니라 북한 위협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면 선제타격 등 군사옵션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도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한국에 대한 보복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을 가능성도 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 요구에 ‘원론적으로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구속력 있는 약속은 내놓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도리어 “‘대화와 협상’이 북핵 문제의 해법일 수 있다”며 ‘6자 회담’ 혹은 ‘북미 대화’를 권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대 입장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대만의 지위와 직결된 ‘하나의 중국’, 무역불균형과 중국의 환율 조작 여부에 대해서도 담판을 벌였다. 이 분야에서도 시 주석이 수세적으로 반대 논리를 펼친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 중단 등 ‘하나의 중국’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 태도를 취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처음 이뤄진 회담의 중요성을 인식한 듯, 장내외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만찬 직전 “우리는 우정을 쌓았다”며 “장기적으로 우리는 매우, 매우 위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기를 매우 고대한다”는 덕담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미 긴 대화를 나눴지만 지금까지는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 전혀 없다”고 시 주석의 양보를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덧붙였다.

한편 6일 만찬은 역사적 정상회담의 첫 공식 행사치고는 소박했고 화기애애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방중 초청에 응했다. 통신은 또한 시 주석이 “중미가 협력해야 할 이유는 1,000개이며 깨트릴 이유는 0개다”며 “트럼프와 새 시작점에서 중미관계를 강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라인즈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 렉스 틸러슨 국무, 스티븐 므누신 재무, 윌버 로스 상무 장관 등과 중국 측 인사를 포함해 30여명만이 참석했다.

만찬에서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주들이 등장해 중국 노래를 부르는 등 훈훈한 분위기도 잠시 연출됐다. 이방카 부부의 딸 아라벨라(6)와 아들 조지프(4)는 시 부부 앞에서 최근 배우고 있는 중국어로 중국 ‘제2의 국가’로 불리는 ‘모리화(茉莉花)’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화는 베이징 올림픽과 홍콩 주권반환식 등 중국의 주요 국가 행사마다 불리는 대표 민요다. 둘은 모리화에 이어 중국 아동 교육서인 삼자경과 당시도 읽어 보였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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