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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범죄는 없다] 잔혹한 토막 살인범은 사이코패스가 많다?

입력
2017.10.31 04:4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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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체로 범행은폐 목적”

연쇄 살인범 유영철은 예외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2004년 7월 현장검증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봉원사 계곡으로 내려가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2004년 7월 현장검증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봉원사 계곡으로 내려가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화성 고기절단기 살인 사건 범인 김모씨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도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성격장애)’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을 살해한 것도 모자라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했다는 점에서 ‘정상 감정을 가진 사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김씨를 면담한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가)는 “김씨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토막살인이라는 잔혹 범죄 행태와 사이코패스 범죄자의 심리는 무관하다는 얘기였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토막살인이 우발적인 살인 이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진다고 설명한다. 2012년 당시 여섯 살이던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해 냉동실에 보관해오다 4년 뒤 발각된 ‘부천 초등학생 토막살인’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범인인 부모는 실제로 경찰에서 “상습폭행 혐의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시신을 훼손했다”고 진술했다. 2015년 ‘시화호 토막살인’ 사건도 우발적으로 아내를 죽인 중국 동포 김하일이 범행을 들킬 것을 걱정해 저지른 범죄였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이는 물론 완전범죄를 노리는 행동이기도 하다. 살인의 경우 시신이 있어야 ‘피해자가 죽었다’는 게 입증되고, 시신이 있어야 ‘살인 흔적’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 고기절단기 살인 사건 역시 피해자 시신이 끝까지 발견되지 않아 김씨를 살인죄로 기소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보통 살인 사건 피해자 시신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 범인을 알아도 범행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사이코패스가 토막살인을 저지르는 예외는 있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 도심에서 노인과 여성 20명을 연쇄 살인한 유영철이 그렇다. 유영철은 사이코패스 판정테스트 결과 35점 만점에 34점이었다고 한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살인자가 시신을 심하게 훼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라며 “그들은 대체로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살인을 하기 때문에, 굳이 힘들여 시체를 토막 내는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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