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발주 민간연구용역 결론 나와
20% 이하 저농축우라늄 연료 사용
남북정상회담 영향 우려하나 쉬쉬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문재인정부가 띄운 핵 추진 잠수함 보유 계획이 프랑스 바라쿠다급(5,300t) 핵잠 자체 개발로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15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해군이 지난해 핵잠 보유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민간 연구기관에 발주한 연구용역에서 이 같은 결론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보고서는 19일쯤 해군에 공식 제출될 예정이다.
이 연구기관은 보고서에서 국내 기술로 핵잠 개발이 가능하다고 결론 냈으며, 프랑스의 바라쿠다급 잠수함 개발을 목표로 제시했다. 한 관계자는 “미국 등 핵잠 보유국으로부터 도입이나 임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했으나 일단 국내 기술로도 개발이 가능하다고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핵잠 보유국들이 핵잠을 타국에 수출한 전례가 없고,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바라쿠다급 개발을 목표로 제시한 것은 미국처럼 고농축우라늄이 아닌 저농축우라늄(농축도 20% 이하)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저농축우라늄 사용 원자로 기술이 이미 상당 부분 확보돼 있고, 우라늄 농축을 20% 미만으로 제한한 한미원자력협정 위배 논란도 어느 정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해군은 지난해 8월 이 연구기관에 핵잠 획득 방법과 국제법규 등 제약사항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핵잠 도입 문제가 논의됐던 시기여서 해군이 발주한 연구용역 결과가 향후 핵잠 획득의 방향을 제시하는 첫 번째 지표로 여겨져 왔다.
다만 이번 연구용역 결과 자체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그간 관측됐던 1조~1조 2,000억원(초도함 기준)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분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핵잠 자체 개발 추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북한 SLBM 위협을 상쇄하기 위해 핵잠이 반드시 필요하다던 해군은 정작 이 보고서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다. 내달 말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SLBM 위협을 부각시키기 곤란하다는 정무적 판단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연구용역 보고서 공개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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