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최승호 사장 취임 후 시청자들은 MBC 안 본다?’
최승호 시대 MBC가 과도기를 겪고 있다. 최승호 사장이 지난해 12월 취임한 후 배현진 앵커와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4개월이 흐른 현재 드라마는 시청률 2~4%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예능은 ‘무한도전’이 13년 만에 종영하며 위기를 맞았다. MBC 뉴스도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지만 시청률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MBC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무너진 드라마 왕국 자존심
MBC는 드라마 왕국의 명성이 무너진 지 오래됐다. 월화극 ‘위대한 유혹자’는 시청률 2%도 근근이 넘는 수준이다. 대세 배우 우도환과 레드벨벳 조이(박수영)가 나섰지만, 20대들의 치명적인 멜로는 안 맞은 옷을 입은 듯 어색했다. 여기에 우도환의 오글거리는 대사와 조이의 부족한 연기력은 시청자들의 채널을 돌리게 만들었다. 신성우, 김서형, 전미선 등 중년 연기자들이 힘을 보태도 “웹드라마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수목극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역시 시청률 3~4%대로 동시간대 꼴찌를 기록 중이다. 한혜진이 4년 만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기대 이하였다. 이제 배우보다 ‘축구선수 기성용 아내’ 타이틀이 익숙한 한혜진의 연기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지 못했다. 윤상현, 김태훈 등 배우들과 호흡은 나쁘지 않았지만, 감우성, 김선아 주연의 SBS 월화극 ‘키스 먼저 할까요?’ 등 어른멜로가 열풍을 일으키는 속에서 차별점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나마 토요극 ‘데릴 남편 오작두’와 일요극 ‘부잣집 아들’이 시청률 10% 내외로 체면치레 하는 상황. 전작 ‘돈꽃’이 시청률 20%를 넘으며 인기몰이 한데 비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MBC는 지난해 총파업 여파로 7주간 재정비 기간을 거쳐 네 작품을 내놓았다. 최 사장이 신년 간담회에서 “제대로 된 드라마를 한 편이라도 더 만들겠다”고 강조한 만큼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무한도전’ 종영 후 맞은 위기
MBC 예능은 ‘무한도전’이 13년 만에 시즌을 종영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MBC는 김태호 PD가 하차 의사를 밝히자, 최행호 PD를 내세워 기존 멤버들과 ‘무한도전’을 이끌어 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유재석을 비롯해 박명수, 정준하, 하하, 양세형, 조세호 등 멤버들은 김 PD와 함께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입장에선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무한도전’은 10년 넘게 주말 예능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며 매주 수 억 원의 광고 효과를 낸 프로그램이기 때문. 최 PD가 이끄는 ‘뜻밖의 Q’가 ‘무한도전’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도 드라마 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일밤-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과 ‘나 혼자 산다’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복면가왕’은 지난 15일 방송이 시청률 5%까지 떨어지는 등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5주년을 맞은 ‘나 혼자 산다’는 장수 예능으로 자리 잡아 가는 중이다. 전현무-한혜진 커플을 중심으로 박나래, 기안84, 이시언, 헨리 등 무지개 멤버들의 케미가 시너지를 냈다. 아울러 매회 다양한 게스트들을 초대, 스타들의 혼자 사는 라이프를 과감 없이 보여줬다. 지난달 첫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도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영자, 유병재 등 스타와 매니저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시청률 답보 상태 뉴스
MBC 뉴스도 시청률 답보 상태다. 지난해 12월 ‘뉴스데스크’를 비롯해 모든 뉴스 프로그램 얼굴을 바꿨지만, 보도 방식 등은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여전히 백화점식 나열 보도가 이어졌고, 시청률도 3~4%대로 파업 전과 비슷했다. 물론 ‘뉴스데스크’가 지난 13일 목포에서 세월호 4주기 특집 방송을 편성하고, ‘뉴스투데이’ 임현주 앵커가 안경을 끼고 뉴스를 진행하는 등 점진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미 지상파 뉴스에 불신을 드러내며 JTBC ‘뉴스룸’ 등으로 옮겨 간 시청자들의 마음을 바로 돌리긴 쉽지 않을 터. ‘뉴스데스크’ 박성호 앵커는 “손석희 사장 부임 후 ‘뉴스룸’이 지금 체제로 개편 하는데 4개월 정도 걸렸다. 우리는 5년 이상 일손을 놓고 파업하다 와서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니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점진적이지만 확실하게 변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MBC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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