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김성모(48)씨의 웹툰 ‘고교생활기록부’가 일본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인기 만화 ‘슬램덩크’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연재가 중단됐다.
지난달 9일 학원물 ‘고교생활기록부’의 연재가 시작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작품이 ‘슬랭덩크’를 트레이싱(Tracing)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트레이싱은 반투명한 용지를 원본에 포개 놓고 똑같이 베껴내는 것을 말한다. 일부 네티즌들은 ‘고교생활기록부’와 ‘슬램덩크’의 특정 장면을 비교하는 사진도 만들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표절 의혹이 거세지자 김 작가는 1일 페이스북에 “대놓고 남의 작가 그림을 베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다만 김 작가는 연습생 시절 그림 연습을 위해 ‘슬램덩크’를 보면서 따라 그린 적이 있고, 이 때문에 자신의 작품이 ‘슬램덩크’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은 적은 있다고 했다. 그는 “두 번 다시 이런 일 없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논란은 식지 않았고, 결국 ‘고교생활기록부’를 연재했던 네이버 웹툰은 2일 ‘연재 중단’ 공지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네이버 웹툰은 김 작가의 작품에서 타 작품들과 유사한 점을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4화까지 연재됐던 ‘고교생활기록부’도 모두 삭제된 상태다.
1993년 단편 만화 ‘약속’으로 데뷔한 김 작가는 웹툰 ‘돌아온 럭키짱’으로 젊은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김 작가의 웹툰들은 ‘애로사항이 꽃핀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등 수많은 유행어도 만들어 냈다. 표절 의혹이 불거진 ‘고교생활기록부’는 인기가 높았던 ‘돌아온 럭키짱’ 이후 나온 작품이라 웹툰 팬들 사이에서 주목 받았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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