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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휘발유는 사라지는데 가짜 경유 여전히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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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휘발유는 사라지는데 가짜 경유 여전히 활개

입력
2018.09.16 15:55
수정
2018.09.16 19: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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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개조차량을 이용해 고속도로 졸음쉼터에서 가짜 석유를 팔아 온 경북 군위군 소재 사업자가 지난 5월 15일 적발됐다. 단속이 주유소 위주로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 졸음쉼터에서 덤프트럭에 가짜 경유(경유+등유)를 주유해온 것이다. 앞선 4월 11일에는 경기 용인시 소재 9개 주유소가 트럭 유류보관탱크에 활성탄을 넣어 등유 식별제를 제거한 뒤 경유와 섞은 가짜 경유를 주유소에서 제조ㆍ판매하다가 걸렸다. 압수한 가짜 경유 분량만 약 3만3,000ℓ에 달했다.

지속적인 단속으로 가짜 휘발유는 거의 사라졌지만 가짜 경유 판매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특히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공사현장, 졸음쉼터 등 사업장 밖에서 이동판매차량을 통해 가짜 석유를 파는 불법 행위 비중이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가짜 석유 적발 건수는 2009년 277건에서 2010년 510건으로 크게 뛴 뒤 꾸준히 줄어 지난해 231건을 기록했다. 가짜 휘발유 적발 건수가 2010년 163건에서 지난해 5건으로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정부가 가짜 휘발유의 원료인 용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면서 가짜 휘발유는 사라지기 직전이다.

하지만 가짜 경유 적발 건수는 매년 200건이 넘는다. 지난해 231건의 가짜 석유 적발 건수에서 가짜 경유가 97.8%(226건)를 차지했다. 사업자가 등유를 취급할 수 있는데다, 활성탄 등을 이용하면 등유에 첨가된 식별제를 쉽게 제거할 수 있어서다. 교통세가 부과되지 않는 등유는 경유보다 가격이 저렴해 가짜 경유의 주원료로 사용된다. 식별제는 경유에 값싼 유종이 섞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등유 등에 첨가한 화학물질이다. 가짜 경유에 검사시약을 넣으면 색상이 보라색으로 변한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무엇보다 사업장 밖 ‘단속 사각지대’에서 이동판매차를 통한 불법 판매행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가짜 석유 적발 건수에서 이동판매차량으로 가짜 경유를 팔다 단속에 걸린 비율은 2015년 48.8%에서 2016년 68.0%, 지난해 68.8%로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거가 어려운 새로운 식별제를 등유 등에 섞기로 했다. 정유사ㆍ수입사는 올해 11월 1일부터, 일반 주유소는 내년 5월 1일부터다. 석유관리원은 새로운 식별제가 도입되면 유통되는 가짜 경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전까진 수사기관과 가짜 경유 유통 의심업소 점검 강화하기로 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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