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이 21일 정부의 비공개 예산 정보 무단 열람ㆍ유출 의혹 혐의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 심 의원실 보좌관들이 한국재정정보원이 운영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예산정보 수십만 건을 내려 받아 불법 유출했다는 혐의다.
기획재정부는 심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대통령비서실 국무총리실 대법원 법무부 등 30여 개 정부 기관에 대한 수십만 건에 이르는 행정정보 반환도 요청했다. 하지만 심 의원은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실에 발급하는 아이디(ID)를 통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재정정보를 내려 받았고, 조작 도중 백스페이스를 눌렀더니 해당 자료가 떴다”며 김동연 기재부 장관 등을 무고 등 혐의로 고발했다.
그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 것은 결국 본 의원이 파악한 문재인 정부의 불법적인 예산사용 내역을 틀어막기 위한 속셈"이라며 "예산 지침을 어기고 업무추진비 사용이 금지된 곳에서 사적으로 유용한 사례를 무수히 발견했다"고 말했다. 유출된 자료의 내역이 상세하고 구체적인 것으로 알려져 일반에 공개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심 의원은 불법으로 얻은 정보를 마음대로 뒤틀고 거짓으로 포장해 언론에 제공, 청와대를 공격하고 있다”며 "(정보를) 반환하라고 공문까지 보내도 막무가내로 돌려주지 않는데 이는 명백히 정보통신망법, 전자정부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자료 유출을 가능하게 한 보안시스템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불법으로 자료가 유출됐다면 이 또한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자유한국당이 당 차원에서 소속 의원들을 심 의원실에 집결시키는 등 이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검찰이 신속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데 주력하는 것이 급선무고, 정치권도 그때까지는 차분히 수사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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