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지인과 도덕
김상규 지음
안그라픽스 발행ㆍ200쪽ㆍ1만1,000원
우린 안다. 선수들 사이에서 ‘착하다’는 평은, ‘그럭저럭’이란 뜻임을. 그런데 왜 하필, 발칙해야 할 디자인에다가 ‘그린’ ‘에코’ ‘시민참여’ 같은 ‘착한’ 꼬리표를 붙이려 드느냐고 따져 묻는 책이다. 착함의 가치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착한 디자인이란 말 자체가 디자인이란 잉여적이며 불필요하고 낭비적이라는 점을 전제한다는 게 불편해서다. 이것도 모르고 ‘착한’이란 말을 스스로 제 이마에 척 가져다 붙이는 디자인계에도 이렇게 경고한다. “우리는 중력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때로는 중력을 견디기도 하고, 때로는 이용해서 살아간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중력에 해당하는 것은 자본이고 이해관계가 될 것이다. 이것을 잊은 채, 순진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불성실하고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다.” ‘근대 디자인의 아버지’ 윌리엄 모리스 이야기에서부터 최근 국내외 디자인계 움직임까지, ‘착한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조명된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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