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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도 이웃” 일본은 마을이 치매관리 울타리 역할

입력
2018.10.30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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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정말 국가가 관리하고 있습니까] (하) 여전한 돌봄 고통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017년 6월3일 일본 도쿄 시내에 아주 흥미로운 음식점이 문을 열었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이라는 간판을 내건 이곳의 종업원은 간병시설에 있던 여섯 명의 치매노인. NHK 방송국의 PD인 오구니 시로(39)가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이틀간 프로젝트 식당을 연 것이었다.

치매노인들이 손님에게 물을 두 잔씩 가져다 드리거나 뜨거운 커피에 빨대를 내는 등 실수를 해도 손님이 유쾌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이 식당의 암묵적인 약속. 오구니는 최근 관련된 내용을 담아 펴낸 책에서 “치매노인 중에는 식당 일을 즐기며 하는 분도 있고 힘들어 하는 분도 있었지만 손님들은 내내 즐거운 표정이었다”며 “치매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힘든 간병, 무서운 병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지만 ‘치매 환자이기 전에 사람’으로 바라보면 좋겠다”고 적었다.

고령화와 함께 치매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일본은 지역사회에서 이들과 공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3년부터 인구 1만명 주거지역 단위를 기준으로 지역포괄케어센터를 설치해 치매뿐 아니라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의료, 장기요양, 생활지원, 24시간 방문서비스 등을 설계ㆍ지원한다. 특히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려 노력한다. 치매가 ‘미치고 어리석다’는 뜻이 담겨 차별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2004년 ‘인지증’으로 명칭을 고쳤고, 지역민들이 병에 대한 이해를 높여 환자와 가족에게 도움을 주도록 ‘인지증서포터’ 제도를 운영하는데 올해 초 참여자가 1,000만명이 넘었다.

우리나라도 치매국가책임제를 통해 맞춤형 사례관리를 지향하고 치매안심마을 등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지역사회에서 치매환자가 거주하려면 난관이 많다. 의료와 돌봄 서비스 제공기관이 많아도 분절적이어서 환자 개개인이 욕구에 맞는 도움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복지부는 치매를 포함한 노인, 장애인 등이 지역사회에서 받는 사회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사례관리 해주는 ‘한국형 커뮤니티케어’ 대책을 11월 중 발표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이 겪는 전반적 삶의 문제를 포괄할 수 있도록 시각을 넓히지 않으면 구멍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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