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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녹고 화상 입고도 “아이가 무사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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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녹고 화상 입고도 “아이가 무사해 다행”

입력
2018.10.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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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홍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6명이 화염 속에서 극적으로 3세 아이를 구조한 홍천군 홍천읍 다세대주택 4층 화재현장. 당시 소방대원이 헬멧이 녹아 내리고 2도 화상을 입고도 아이를 구조했다. 강원소방본부
지난 28일 홍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6명이 화염 속에서 극적으로 3세 아이를 구조한 홍천군 홍천읍 다세대주택 4층 화재현장. 당시 소방대원이 헬멧이 녹아 내리고 2도 화상을 입고도 아이를 구조했다. 강원소방본부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 강원 홍천소방서 상황실에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홍천읍의 한 다세대 주택 4층에서 불길과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는 것. 더구나 화재 당시 남자 아이가 화재 건물에 갇혀 있는 다급한 상황이어서 부모와 이웃 주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몇 분 뒤 홍천소방서 소속 화재진압ㆍ구조대원 6명이 현장에 도착하자 화염은 더욱 거세졌다. “섣불리 진입했다가 큰 사고를 당할 지 모르는 ‘최성기’였다”는 게 소방관계자의 설명이다.

“집 안에 아이가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대원들은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열기와 연기로 시야조차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김인수 소방위와 김덕성 소방교가 뛰어들어 이불 위에 쓰러진 세 살배기 아이를 극적으로 구조했다. 그러나 당시 아이는 의식을 잃은 상태로 경련 증상까지 보였다.

이어 대기하던 여소연 구급대원이 산소를 투여하고 기도 내 흡인 등 응급처치를 하자 병원에 도착하기 전 아이의 의식이 돌아왔다. 대원들의 빠른 조치 덕분에 고비를 넘긴 것이다.

강원 홍천군의다세대 주택 4층 내부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아 내부 진입이 어려운 ‘최성기’ 상태의 불길에 뛰어 들어 아이를 구조한 소방관의 헬멧이 화염에 녹아 내렸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강원 홍천군의다세대 주택 4층 내부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아 내부 진입이 어려운 ‘최성기’ 상태의 불길에 뛰어 들어 아이를 구조한 소방관의 헬멧이 화염에 녹아 내렸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특히 화재 진압과 아이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박동천 소방장이 왼쪽 뺨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헬멧 일부가 최고조로 번진 화염에 녹아 내린 박 소방장의 헬멧은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박 소방장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무엇보다 현장에서 구조된 아이가 무사해 다행”이라며 자신보다 세 살배기 아이를 먼저 걱정했다.

한편 이날 화재는 다세대 주택 4층 110여㎡를 모두 태우고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이 화재는 4,2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화재진압을 마치고 소방서로 돌아와 다음 출동을 위해 장비를 점검하는 홍천소방서 대원들 모습. 왼쪽부터 김덕성 소방교, 박종민 소방교, 김인수 소방위, 이동현 소방교. 홍천소방서 제공
화재진압을 마치고 소방서로 돌아와 다음 출동을 위해 장비를 점검하는 홍천소방서 대원들 모습. 왼쪽부터 김덕성 소방교, 박종민 소방교, 김인수 소방위, 이동현 소방교. 홍천소방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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