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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선언 이웅열 코오롱 회장 “능력 안 되면 아들에 경영 안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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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선언 이웅열 코오롱 회장 “능력 안 되면 아들에 경영 안 맡겨”

입력
2018.11.29 18:50
수정
2018.11.29 22: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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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 28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임직원들에게 경영 퇴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코오롱 제공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 28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임직원들에게 경영 퇴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코오롱 제공

외아들 이규호 전무로 승진 시켜

“사업 부문에서 경영 기회 준 것”

1년쯤 국내외 돌며 공부 계획

“성과를 내면 모르겠지만 능력이 안 되는데 굳이 지분을 물려주고 경영권을 넘길 생각은 없다.”

후임을 정하지 않은 채 내년 1월부터 경영 퇴진 의사를 밝힌 이웅열(63) 코오롱그룹 회장이 향후에도 외아들 이규호씨에게 그룹 경영권은 물론, 지분조차 넘기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이번 인사에서 아들에게) 사업 부문을 맡아 경영하도록 한 건 기회를 준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회장의 외아들 이규호(35)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전날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 코오롱그룹의 패션 사업 분야를 총괄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코오롱이 장기적으로 4세 경영 시대 대비에 착수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이 회장은 향후 아들의 경영능력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갑작스런 퇴진 결단에 대해 “블록체인에 대한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잘 안 됐던 게 퇴진 생각을 굳힌 직접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 돌아가는 것에 뒤처지면 비즈니스 판단을 내리기도 어렵다”며 “내가 빠져주는 게 경영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로 창업의 길을 가겠다”고 밝힌 그는 “1년쯤 국내외를 돌며 새로운 비즈니스와 기술을 공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싹을 연결하고 결합하는 방안을 찾으려 한다”며 “1년간의 유랑생활이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선언을 실천하는 방안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업의 방식에 대해선 “직접 새 기업을 만들어 최고경영자(CEO)로서 경영을 하거나, 투자자로 혁신적 비즈니스가 성장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일을 할 수도 있다”며 “우선은 투자자로서의 역할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코오롱 대주주로서의 자신의 역할과 관련, “경영진이 정말 잘 못할 때는 대주주로서 정당한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경영진이 이미 미래에 많은 투자를 해와서 경험이 많다. 오히려 내가 없으면 더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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