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여는 것에 신뢰ㆍ유대감”
일반인 영상 즐기는 2030 늘어
“인위적이지 않으니까요.”
서울 마포구 홍성리(27)씨는 휴대폰으로 ‘인증 사진’을 찍는 대신 최근 동영상을 촬영하는 일이 잦아졌다. 자신이 즐겨보는 책이나 감명 깊게 본 공연, 좋아하는 음식점이 대부분이다. 짧게 찍은 영상을 모아 편집한 뒤 유튜브에 올리는 게 홍씨의 목표다. 그렇다고 전업 유튜버처럼 전문 장비와 영상편집프로그램을 쓰지는 않는다.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 수단으로 유튜브를 선택한 것일 뿐, 영상을 통해 유명인이 되거나 돈을 벌 마음은 없어서다. 홍씨는 “사진과 달리 영상은 자연스러운 내 모습을 담을 수 있어 매력적”이라며 “편집 수준이 높지 않은 영상이지만 꾸준히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목적 없이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담는 용도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기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달리 본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끌린다고 한다.
유튜브 SNS에 빠진 이들은 한결같이 사진과 글로는 일상을 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본인만의 다양한 모습과 취미 생활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영상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튜브에 일상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는 정유현(26)씨는 “사람들에게 나를 잘 알리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동영상”이라며 “현재 많이 쓰는 SNS인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은 사진이나 글에 최적화돼 있어 정보 공유에 제한적인 반면, 담겨있는 개인정보는 많아 사생활 침해 여지는 큰 것 같다”고 했다.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즉석에서 편집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난 것도 유튜브의 SNS화에 한몫하고 있다.
일반인이 만든 영상을 즐겨보는 유튜브 사용자가 늘어난 추세와도 무관치 않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9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개인이 제작한 동영상을 보는 사람은 55.9%로 방송국 등 전문가 집단에서 제작한 영상을 보는 사람(36.5%)보다 많았다. 이용자 수 또한 기존 SNS 못지 않을 정도로 많다. 애플리케이션분석업체 와이즈앱이 4월 한달 간 스마트폰 사용자 3,712만명을 분석한 결과, 유튜브 사용 시간은 258억분에 달했다. 1인 당 월 14.7시간을 유튜브 시청에 사용한 것이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10대뿐만 아니라 2030세대도 주도적이고 직관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데 영상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자기와 비슷한 사람이 영상 속에서 직접 움직이면서 말해주고 보여주는 것에 신뢰와 유대를 느끼는 동시에 자신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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