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등산에 나선 대학생 김모(22)씨는 등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두드러기로 인한 가려움증 때문에 고통을 겪었다. 음식을 잘 못 먹었나 생각하고 병원을 찾았는데 뜻밖에도 원인은 차가운 기온이었다.
겨울철 유독 피부가 가렵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은 건조한 계절 탓에 생기는 피부건조증이지만 차가운 바람이나 물 등에 노출되면 발생하는 ‘한랭두드러기’를 조심해야 한다. 대체로 일시적 증상을 보이다 사라지지만 심각할 경우 두통, 저혈압, 실신, 천명, 숨참, 구역,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
한랭두드러기는 찬 공기, 차가운 물이나 얼음 등에 노출 되었을 때 피부에 두드러기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확히는 추위에 노출되었다가 다시 몸이 더워질 때 증상이 발생한다.
한랭두드러기는 대부분 18~25세의 젊은 성인에서 나타나며, 피부 묘기증(피부를 긁거나 누르면, 가렵고 붉게 변하면서 부어오르는 현상)이나 콜린성 두드러기가 있는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 피부 묘기증이 있으면, 일부 추위에 노출됐을 때 증상이 훨씬 심하게 나타나는 한랭 의존성 피부 묘기증을 보일 수 있다.
유박린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한랭두드러기는 전체 만성 두드러기 중 1~3% 정도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호흡기나 장 점막이 피부처럼 부으면서 호흡이 곤란해지고, 복통이 생기거나 심한 저혈압으로 쇼크에 빠질 수 있다”며 “한랭두드러기 환자는 갑자기 찬 물에 뛰어들거나 찬 물을 뒤집어쓰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년 이상연령층 ‘피부 건조증’ 조심해야
중년 이상 연령층은 겨울철 피부 건조증에 걸리기 쉬워 유의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의 지질 성분 중 보습과 관련된 인자들의 양이 감소해 젊은 사람보다 피부가 쉽게 건조해져 피부 건조증에 걸리기 쉽다.
피부 건조증은 피부의 수분과 지질(기름막)이 감소하면서 피부에 하얀 인설이나 각질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증세가 심해지면 피부가 마른 논바닥처럼 갈라지고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건성습진으로 발전한다. 박 교수는 “겨울철 뜨거운 물에서 세정력이 강한 비누로 자주 목욕하는 중년 이상의 사람에게 전형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피부 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피부에 적절한 보습을 하고 고온 건조한 환경을 개선해야한다. 박 교수는 “난방으로 건조한 경우 가습을 하는 것이 좋고 실내온도는 변화가 크지 않게 유지해야한다”며 “목욕의 시간과 횟수를 줄이고 뜨거운 물 사용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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