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완 경희대 교수 전망
우리나라가 내년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의 외식시장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를 거란 전망이 제기됐다. 전통적 의미의 국내 외식시장은 이미 성장기와 정체기를 지나 2~3년 후부터는 쇠퇴기에 접어들 거란 예측이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한국외식산업정책학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외식사업환경의 변화와 외식업의 생존전략’에서 “우리나라가 2020년대 초부터 내식(집에서 직접 요리를 만들어 먹는 것)ㆍ외식 모두 감소하는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교수에 따르면 통상 외식시장은 경제ㆍ사회 발전에 따라 △성장기 △정체기 △쇠퇴ㆍ감소기의 세 단계를 거친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인구증가율 덕에 내ㆍ외식 시장이 모두 팽창하는 성장기는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중반까지였다.
이어 경제성장률이 3%를 밑돌고 인구증가율도 1%에 못 미치면서 내ㆍ외식 시장은 성장이 둔화하며 정체기를 맞는다. 반면 간편식 시장은 급속도로 커진다. 최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정체기에 해당한다.
마지막 단계인 쇠퇴 감소기에는 내식ㆍ외식 시장이 모두 줄어드는 반면 간편식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최 교수는 우리에 앞서 국민소득 3만달러를 돌파한 다른 나라들의 선례를 참고해 소비시장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은 3만달러 돌파 당시 여성 경제 활동과 1인 가구 증가를 경험했다”며 “소득 증가로 건강식이나 간편식 등의 요구가 표출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이런 흐름이 심화하면서 간편식 수요가 늘고 고섬유ㆍ저지방ㆍ유기농ㆍ로컬푸드 등 건강식 열풍이 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외식산업이 음식을 서비스하는 전통적인 측면보다는 간편식과 배달대행의 발달로 식품을 제조하는 소매업으로서 특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최근 유명 식당들은 직접 간편식을 제조해 판매하며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최 교수는 “현재 외식산업은 고밀도ㆍ고부채ㆍ고연령이라는 삼중고에 처한 상황”이라며 “시대 변화에 맞춰 정부도 비용 보전 수준의 정책에서 벗어나 공급을 완화하고 외식사업체의 자생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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