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넘어 옷장 속으로
웨어러블 기기 다양한 발전
“와, 이거 쿨(cool) 한데!”
9일(현지시간) 세계 최초의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로욜의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생경한 물건에 시선이 꽂혔다. 종이처럼 얇은(0.01㎜) ‘플렉서블(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가 달린 티셔츠와 모자, 가방이 주인공이다. 디스플레이가 달린 중절모를 직접 써본 한 관람객은 자신의 머리 위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 장면이 재생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로욜 관계자는 “각자가 원하는 영상을 휴대폰과 연결해 실시간으로 재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전에 없던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자기기에 머물러 있던 정보기술(IT)이 옷장 속까지 들어가고 있다. 과거 몸에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가 스마트워치 정도에 불과했던 것과 달리, 이번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 웨어러블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영화 ‘아이언맨’의 수트처럼 사용자의 능력을 최대한 향상시키는 웨어러블 IT는 로봇 형태가 많다. 국내 스타트업 네오펙트의 로봇 손 ‘네오마노’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척수손상이나 뇌줄중 등으로 손이 마비된 환자가 일상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장갑처럼 간단하게 착용하면 펜을 쥐고 글씨를 쓰거나 쉽게 병 뚜껑을 돌려 딸 수 있다. 네오펙트 관계자는 “지난해 이 제품으로 CES 혁신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해 다시 갖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 밖에 사용자의 허리 피로도를 줄여주는 LG전자의 ‘수트봇’은 무거운 짐을 들어 옮겨야 하는 산업현장에서, 삼성전자의 ‘GEMS’는 노인이나 하반신 부상 환자들의 재활에 사용할 수 있다. 두 로봇 모두 바지를 입는 것처럼 간단하게 착용할 수 있다.
진짜 옷과 같은 웨어러블 IT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프랑스의 헬스케어 업체 크로노라이프가 개발한 ‘스마트 조끼’는 착용자의 심박수와 호흡 등을 측정하고 딥러닝으로 학습해, 심혈관계 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갑작스러운 심장마비가 발생활 확률을 줄여준다. 크로노라이프 부스에서 만난 관계자는 “면 재질이기 때문에 그대로 세탁기에 넣고 빨 수 있어 일상적으로 착용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그 외 아기를 감싸는 담요에 IT 기술을 적용해 부모가 잠든 아이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품, 팔에 붙이기만 해도 최적의 피부 관리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스티커 등이 주목 받았다.
라스베이거스=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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