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 여성 독립운동가 전시시설이 전국 최초로 조성된다.
14일 충북도에 따르면 청주 상당구 방서동 미래여성플라자에 지역 출신 여성독립운동가 7명의 흉상과 활동상, 기록물 등을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키로 했다. 이는 독립운동가 선양사업이 남성 위주로 추진돼 상대적으로 소외된 여성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고 기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도는 3ㆍ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행정안전부의 공모사업 선정에 따라 받는 국비 1억5,000만원에 도비 5,000만원을 더해 2억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한다.
도는 오는 3월 도의회 추경예산안이 통과되는 대로 전시시설 조성을 시작해 광복 74주년인 오는 8월 15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도는 고 신순호(1922∼2009, 옛 청원), 박재복(1918∼1998, 영동), 어윤희(1880∼1961, 충주), 오건해(1894∼1963, 충북), 이국영(1921∼1956, 청주), 임수명(1894∼1924, 진천), 윤희순(1860∼1935, 옛 중원) 여사 등 7명의 흉상을 제작해 전시할 예정이다.
신순호 여사는 1938년 8월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진선공작대)에 입대해 한중 합동으로 항일 독립운동을 했다. 진선공작대는 1938년 중국 유주에 도착한 임정과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회(광복진선)가 결성해 중국인의 항일의식을 고취시키고, 항일투쟁 대열에 참여시키기 위한 선전활동에 주력했다. 신 여사는 1940년 9월부터 한국광복군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박재복 여사는 1938년부터 2년 간 ‘일본이 패전한다’는 등의 말을 하다 옥고를 치렀다.
어윤희 여사는 개성에서 3ㆍ1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돼서도 유관순 열사 등과 함께 3ㆍ1운동 1주년 기념 만세 투쟁을 했다. 오건해 여사는 1940년 중국 충징에서 독립운동단체인 한국혁명여성동맹을 결성해 이끌었으며, 이국영 여사는 1941년 한국여성동맹 대의원으로, 1944년 대한민국 임정 생계부 부원으로 활동했다.
임수명 여사는 한대통의부 의용군 사령관으로 항일운동을 한 신팔균 선생의 부인이다. 임 여사는 중국에서 비밀 문서 전달 등을 하다 1924년 귀국한 뒤 남편의 전사소식을 듣고 유복녀와 함께 목숨을 끊었다.
조선 말기 의병장 유홍석 선생의 며느리인 윤희순 여사는 1907년부터 2년여간 춘천에서 군자금을 모아 조달했다. 이후 1911년 만주로 망명해 시아버지와 남편의 독립운동을 꾸준히 도왔다.
도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유품이 나오면 복제품으로 만들어 전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역 여성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고 선양하는 시설은 도내 여성들의 자긍심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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