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청와대로부터 받은 설 선물을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설 선물 포장의 나쁜 예’라고 비판했다 반박이 이어지자 해명 글을 내놓는 일이 있었다.
녹색연합은 24일 오후 “녹색연합 SNS 게시글(대통령 설 선물 관련)로 논란이 있었다”며 “이 글의 논지는 플라스틱을 포함한 쓰레기 문제를 지적하고자 함이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녹색연합은 23일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설 선물 개봉 사진을 공개하며 “맛있게 먹긴 했는데 내용물에 비해 너무 많은 포장 쓰레기 어쩔…. 추석엔 그냥 쌀로 주시면 어떨지”라고 지적했다. ‘설선물 과대포장의 나쁜 예’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녹색연합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술병을 포장한 스티로폼과 한과 등을 포장한 플라스틱, 종이상자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선물은 청와대가 설을 앞두고 22일 국가유공자, 사회적 배려계층 등 1만 여명에게 보낸 것으로, 경남 함양 솔송주, 강원 강릉 고시볼, 전남 단양 약과와 다식, 충북 보은 유과 등 지역 전통식품 5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녹색연합의 설선물 과대포장 게시물을 본 이용자들은 댓글로 갑론을박을 벌였다. 일부는 녹색연합을 향해 “청와대에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보내는 선물인데 이 정도 포장도 안 되냐”, “포장지 다 재활용 가능한 것들인데 차라리 사양하지 그랬냐”라는 등 비판 의견을 제시했다. 청와대와 대통령이 매년 명절 때 관례적으로 사회적 배려계층에게 선물을 하는데 포장도 없이 선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물론 “환경단체로서 이 정도 비판은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라며 녹색연합에 동조하는 의견도 있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녹색연합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 해명을 내놨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글에서 “의도가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현재 문재인 정부의 환경정책 중 쓰레기 문제 등과 선물 포장이 상반됨을 지적하고자 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길 부탁 드린다”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SNS 등에 콘텐츠를 게시할 때 의도가 오해되지 않도록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도 했다.
녹색연합이 추가 입장을 내놓은 뒤에도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녹색연합의 페이스북에는 여전히 “환경단체로서 못할 말은 아니었지만, SNS에 글 쓸 때 더 예의를 지켜달라”거나 “말 나온 김에 앞으로 기업들 과대포장 근절 캠페인이나 대대적으로 벌여달라”라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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