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손혜원 TF’ 소속… 예결위서 “김천역 활성화” 요청
기재부 차관 때 남부내륙철도‘김천역 분기점’ 지정 개입 정황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김천)이 ‘제2의 대전역’으로 만들겠다며 앞장 서 지원해온 김천역바로 앞에 가족과 함께 4층 상가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송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꾸린 ‘손혜원랜드 게이트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소속으로 손혜원 의원의 목포 구도심 부동산 매입과 쪽지예산 요청 의혹을 제기했었다.
송 의원은 철도역사 활성화 요청은 지역구 의원으로서 정당한 의정활동이며,부친이 이미 40여 년 전에 매입한걸 물려 받아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 의혹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입장이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역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이라도 그 과정에서 본인의 재산상 이익이 발생하는 경우 엄격한 의미에서 공직자 이해충돌 금지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본지 취재결과 김천역 바로 맞은 편 구도심에 대지 130.6㎡(약40평), 지상 4층 규모 건물을 송 의원과 부친, 형제가 각각 3분의 1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건물 시세는8억5,000만~9억5,000만원 선이다.문제는 송 의원이 공직과 국회의원 재직 시절 김천역을 지나는 남부내륙철도 사업 추진 필요성을 역설해왔으며,철도역 확장 결정에 따른 주변 구도심 활성화와 지가상승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송 의원은 지난해 12월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남부내륙철도는 김천역이 아닌 왜관 근처에서 분기되도록 계획됐지만 기획재정부 차관시절 문제점을 지적해 분기점이 변경됐다”고 소개했다.실제 국토교통부는 남부내륙철도 사업계획 원안이었던 분기점을 KTX김천구미역에서경부선 김천역으로 바꿔 2016년 6월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김천역이 남부내륙철도의 분기점이 되면 기존 KTX 이용객들이 김천역을 거쳐 종착지인 거제로 갈 수 있게 돼 김천역 인근에 상당한 호재가 될 전망이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속인 송 의원은 지난해 11월 7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는“김천과 문경을 연결하면 수도권에서부터 진주, 거제를 연결하는 물류축이 생기는데 이 구간을 한꺼번에 연결해야 한다”며 정부 측에 중부내륙철도(문경~김천) 건설을 강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송 의원은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한 김천~거창간 국도 3호선 확장 사업과 관련해서도 국도가 지나는 김천시 구성면 구미리와 미평리 일대에 임야와 전답, 대지 등 1만8,138㎡(약5,500평)를 소유하고 있다. 해당 토지는국도진입로로부터 가깝게는 400m, 멀게는 2㎞가량 떨어진 것으로 확인돼 도로 확장과 인구 유입에 따른 땅값 상승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송 의원 측은 “김천역 앞의 4층 건물은 부친이 사실상 소유하고 관리하는 건물로 40년이 넘었고, 국도 주변 땅 역시 오래 전부터 갖고 있던재산으로 관련 사업들과 무관하다”면서 “지역구 의원으로서 이미 예정된 사업을 추진해왔을 뿐 그 과정에서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회의원이 과도하게 지역 사업에 몰입하고 사적으로 이익을 본다면 그 자체로 공익과 사익이 충돌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식 백지신탁’을 예로 들며 “이미 주식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보다 공정하게 공직을 수행하기 위해 주식을 신탁하게 한 것”이라며 “법의 취지를 확대 적용해 본다면 특히 지역에 연고가 있는 국회의원에게는 ‘부동산 백지 신탁’ 등 보다 엄격한 이해상충 방지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김천=추종호 기자 ch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