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화가 급속화 되면서 사라진 전통으로 여겨지는 차례. 하지만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여전히 설 때 차례를 지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상시에는 잘 지내다가도 명절이면 시작되는 부부싸움도 10명 중 3명이 경험했으며, 4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추모공원인 분당메모리얼파크(재단이사장 이규만)가 자체 회원 1만5,983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달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 동안 실시됐다. ‘설 명절을 쇠는 모습과 의식변화’에 대한 인터넷 모바일 설문이며, 이중 3,715명이 응답했다. 응답은 복수응답 및 복수선택으로 이뤄졌다.
이번 설문조사결과의 특징은 설 명절 때 차례나 성묘를 지내는 관습이 여전히 상당 수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응답자 중 2,266명(61%)이 ‘설 때 차례를 지낸다’고 응답했고 이들 중 1,753명(67%)은 ‘앞으로도 계속 지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의 이유는 “간소화, 핵가족화 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라는 응답이 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종교적인 이유’(27%), ‘후대에게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아서’(18%)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 수가 많지 않았지만 ‘설 준비 시 고부간, 남녀간 또는 가족간의 갈등 때문에’(6%)라는 응답도 나와 명절징크스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지 않으면 이들은 무엇을 할까.
명절을 전후해 휴가를 내 해외로 가는 최근의 추세와 달리 ‘가족끼리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응답이 38%로 가장 높았다. ‘국내외 여행을 간다’(9%)는 응답은 예상외로 낮게 나왔다. ‘가족끼리 모이지 않고 각자 지내는 편이다’(4%)라는 응답도 나와 1인 생활이 익숙해 있는 현대사회인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또 명절 때 10명 중 3명은 부부싸움을 경험했다고 한다. 부부싸움의 이유로는 ‘형제자매나 친인척 관련’이 28%를 차지했으며, ‘시댁 또는 처가댁에 대한 형평성 관련’ 응답이 24%로 뒤를 이었다. ‘고부갈등’ 원인도 16%나 됐다.
응답자 중 40대가 35.2%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1.8%, 50대가 29.5%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20대는 21.7%, 60대는 16.2%였다.
고교생 이하 자녀나 친척들에게 적절한 세뱃돈을 묻는 질문에 10명 중 6명 정도가 5만원 내외라고 응답했다. 28%는 ‘3만원’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명절 때 시댁에 먼저 가는 관행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예상외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절반가까이 나왔다. 48%가 ‘경우에 따라 처가댁 부터 갈 수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더욱이 ‘처가댁으로 가는 것이 좋다’(2%), ‘상관없다’(21%)는 의견을 합하면 10명 중 7명이 긍정적인 답변을 한 셈이다. ‘기존대로 유지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29%에 불과했다.
특히 변화가 필요하다는 쪽의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한 가구는 30대에서 70.5%, 40대에서 58.2%로 나타났다.
이규만 분당메모리얼파크 이사장은 “아직도 차례와 성묘 등 전통은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은 것 같다”며 “또한 남녀평등 문화가 확산되면서 명절 때 선택의 주도권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넘어가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설문조사는 말 그대로 우리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것이며, 즐거운 명절을 앞두고 참고 자료롤 활용하기 위해 실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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