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의원, ‘국회에서 2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간담회 주최
남성들 성토 쏟아져…표 의원 “절박한 이야기 듣겠다”
“이러니 더불어민주당이 페미니즘당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
더불어민주당이 30일 남심(男心)을 잡기 위해 국회에서 ‘2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라는간담회를 열었지만, 청년남성들은 정부와 여당이 여성 중심 정책을 펼친다며 이 같은 성토를 쏟아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민주당 정부에서도 20대 남성의 이야기 듣지 않는다는 불만이 많아 말씀을 듣기로 했다”고 밝혔다. 급격히 하락한 20대 남성의 여권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직접소통에 나선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20~30대 남성 40여명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여성 채용 및 승진 할당제 등 정부 정책에 불만을 토로했다. 한 남성은 “우리 경제가 대기업 재벌 중심인데 최저임금을 올려 밑바닥과 다를 게 없는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 사이에 제로섬 게임을 유발했다”며 “정부가 분배를 개선하려면 재벌문제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른 참석자는 “정부는 여성할당제를 민간에 확대하면 경제성장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며 “경제학계에서도 결론이 안 난 문제고 독일 메르켈 총리는 반대해온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여성 할당제에 일몰제(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폐기되는 제도)를 적용해 한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참석자가 “20대 남성은 완전히 고립됐다. 여성에게서도, 기성세대와 정치권에게서도 배척당했다고 느낀다”며 “꼬인 성별갈등을 어떻게 달랠 것인가”라고 묻자 참석자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표 의원은 이에 "지금 대한민국 상황은 과거의 축적된 남성 중심 사회에서의 차별적 요소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보니 지금 단계에서는 남성에 불리한 역차별로 보일 수 있는 정책이 분명히 있다"고 위로했다. 다만 “정부는 전방위적인 여성 채용 특혜를 부여하려는 게 아니다. 남성은 남성대로, 여성은 여성대로 자신들이 차별 받는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라고 서로의 이해를 당부하기도 했다.
표 의원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현재 사회의 장벽 앞에 서 있는 청년들이 긴급하고 절박한 상황이어서 이야기를 들어야 다고 생각했다”며 “남성들의 목소리를 듣고 오해가 불식되면 존중과 이해를 통한 남녀 갈등 해소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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