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이 단순히 책을 팔고 사는 공간을 넘어, 여행, 카페, 쇼핑 등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광고회사 이노션은 지난 한 해 동안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생산된 100만여 건의 서점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6년에는 대형 온ㆍ오프라인 서점과 만화, 잡지, 공부 등 서적 종류에 대한 언급이 많았으나 작년에는 카페, 여행, 동네ㆍ독립서점 등 색다른 키워드가 도드라졌다.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서점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서점 관련 키워드 중 가장 많이 언급된 건 카페(8만 877건)였고, 커피(3만5,771건)나 빵(4,461건)도 적지 않았다. 카페형 서점이 대거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책을 읽으면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서점이 생기면서 ‘책맥’(2,129건)이란 연관어도 등장했다.
여행(6만7,680건), 데이트(1만3,101건), 나들이(9,611건) 등의 키워드가 증가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서점을 중심으로 여행 동선을 짜는 문화가 형성된 것도 눈에 띈다. 일본(1만3,508건), 연남동(6,561건), 해방촌(4,577건) 등이 대표적인 서점 투어의 ‘핫스팟’이라는 게 이노션의 설명이다.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서점도 증가하는 추세다. 독립 출판물(1만6,228건)을 취급하는 독립서점(3만8,897건), 책방 주인(1만4,622건)이 직접 큐레이션(2,536건)하고 추천하는 ‘비밀책’(서점 주인의 평판만 믿고 구매하는, 표지를 가린 책) 등을 파는 동네서점(6만1,107건), 정기 강연(6,378건)이나 전시(1만3,352건), 공연(3,738건)을 할 수 있는 서점, 라이프 스타일(2,396건)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서점들도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수진 이노션 팀장은 “서점은 이제 책만이 아닌,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경험을 파는 공간으로 변신했다”며 “소비문화 트렌드에 따라 서점의 변신도 가속화할 것”이라 전망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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