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식품안전나라’에 일본산 제품 소재지 추가 공개
소비자가 일본 후쿠시마(福島)산 제품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일본산 식품의 경우 제조업체의 소재지까지 표기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다만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을 우려해 제품에 표기하는 대신, 식품 관련 정보 포털사이트인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장정숙 의원은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후쿠시마산 제품 제조지역 표시 방안 대책’을 질의한 결과, 식약처가 이같이 답변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작년 12월 초 ‘홈플러스 후쿠시마산 라멘 수입ㆍ판매 문제’가 논란이 되자 식약처에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다.
식약처는 오는 4월부터 식품안전나라에 일본산 식품의 제조업체 소재지 지역(현·우리의 도)을 공개할 방침이다. 현재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 ‘수입식품확인’에 들어가면 △수입업체 △제품명 △제조업체 △제조국가 등을 볼 수 있다. 4월부터는 일본 제품에 한해 제조국가에 제조업체 소재지도 같이 표기된다. 예를 들어 지금은 제조국가란에 ‘일본’으로 표기되지만, 앞으로는 ‘일본(후쿠시마현)’으로 바뀐다.
식약처는 애초 제품에 직접 제조지역을 표기할 수 있도록 식품 표시기준 법령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WTO 협정 위반과 함께 수입제품 차별 논란으로 다른 국가의 반발을 살 것을 우려해 법령 개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실제 캐나다와 멕시코는 2015년 미국의 축산물 표시규정이 수입제품을 차별한다고 보고 WTO에 제소한 바 있다.
식약처는 다만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조 지역 확인 방법을 직접 알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식품안전나라를 홍보할 때 함께 설명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관련 서비스를 알릴 계획이다. 일본과 진행 중인 WTO 분쟁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본은 우리 정부가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일본산 식품 수입 제한 조치를 내리자, 2015년 WTO에 제소한 바 있다.
장 의원은 “소비자들이 후쿠시마산 제품을 모르고 먹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식약처는 먹거리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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