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주요 인사의 ‘20대 폄훼성’ 발언으로 더불어민주당이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논란의 당사자 중 한 명인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반박에 나섰다. 20대 남성의 보수화라는 세계적인 경향성을 언급했을 뿐인데 왜곡돼 전달됐으며 일각에서는 하지도 않은 발언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홍 수석대변인은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홍 수석대변인은 2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20대가 보수화했다는 이야기는 제가 말한 것보다 조선일보의 기사(내용)이에요”라며 “특히 조중동이 ‘20대 통일 필요성 (공감에) 훨씬 더 보수적이다’ 이게 기사 내용들”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20대가 보수화하고 있다는 지적은 보수 언론이 기사를 통해 훨씬 더 많이 언급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 같은 경향성에 동의하는 자신의 견해가 문제될 것은 없다는 취지다.
앞서 홍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지난 정권에서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교육으로 아이들에게 적대감을 심어줬기 때문에 20대가 가장 보수적이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그는 민주당의 연령별 지지도를 살펴볼 때 유독 20대 지지율이 낮은 것과 관련해서는 “보수 언론이 거는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당 지지율이 20대에서 낮다고 이야기하는데 다른 당 지지율은 차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대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다만 여러 요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성세대와의 경제적 충돌과 실업 문제 및 불황 등으로 인해 20대, 특히 남성이 세계적으로 보수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젠더 이슈 및 대체복무제, 인터넷 규제 강화 등의 논쟁적 요인이 추가로 작용하면서 생긴 결과라는 것이다.
앞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홍익표 의원이) 매를 버는 게 20대 청년을 ‘신나치’래, 이건 너무 나갔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홍 수석대변인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소송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앞서 하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과 관련해 극우정치 해법을 논의하는 행사장에서 홍 수석대변인이 20대를 두고 신나치에 비유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 수석대변인은 “신나치라는 이야기는 그 자리에서 나오지도 않았다”며 “우리말고도 다른 나라에서도 (우경화 흐름이) 나타나는데 사회ㆍ경제적 불평등이나 양극화가 젊은 세대에게 이런 우경화의 흐름을 주고 있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하 의원을)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 의원을 지칭하며 “그 사람하고 자꾸 엮이는 게 좋지 않은 게 (영향력도 없는) 소수 정당”이라며 “정치적 논란을 만들어 자기 몸값을 올리려 하는데, 정치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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