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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세먼지 '나쁨'... 마스크 효과 있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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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세먼지 '나쁨'... 마스크 효과 있나 없나

입력
2019.03.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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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숫자 높을수록 미세먼지 많이 차단하지만

숨쉬기 어려워 노약자ㆍ임산부ㆍ만성질환자 사용 삼가야

“마스크는 우리 몸에 들어오는 미세먼지 총량 줄이는 역할”

지난 6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사거리에서 마스크 쓴 시민 모습. 홍인기 기자
지난 6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사거리에서 마스크 쓴 시민 모습. 홍인기 기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예고된 날이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마스크를 착용한다. 27일 오전부터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나쁨’을 보인 데 이어 28일도 중서부지역의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일 전망이다.

요즘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일 때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면 건강에 무관심한 사람 취급을 받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마스크에 대한 신뢰에 균열이 생겼다. 실제로는 효과가 없고 오히려 건강에 해롭기까지 하다는 주장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도 다른 방법이 없어 마스크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마스크 무용론을 주장하는 대표적 전문가는 장재연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다.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장 교수는 이른바 ‘보건용’ 마스크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보건용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KF80’ KF94’ ‘KF99’표기가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더 작은 미세먼지를 더 많이 차단하지만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장 교수는 27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건강한 사람들은 마스크를 썼을 때 다소 불편하더라도 신체적으로 이겨낼 수 있지만 노약자,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면 호흡에 문제가 발생해 2차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만성 호흡기 질환, 심장질환, 기타 숨을 쉬기 어려운 의학적 조건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하기 전 의사 등 건강관리자들에게 상담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무조건적으로 온 국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이 제기된 후 환경부는 노약자, 만성질환자 등 취약자들에 대한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장 교수는 마스크 효과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마스크 착용 시 피부에 완전히 밀착하지 않으면 미세먼지가 틈새로 다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건용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을 경우 바깥공기가 일부 새어 들어오는 것으로 측정된 실험 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100% 밀착을 가정하지 않고 약간의 공기가 새 나가는 정도는 염두에 두고 실험을 통해 인증마크(KF)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1회용 마스크 대량 소비가 오히려 미세먼지를 유발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는 “대부분 마스크가 1일 정도 사용하고 버려지는데 재활용이 되지 않아 소각할 수밖에 없다”며 “매일 엄청난 양의 마스크를 소각하는데 비용도 들고 미세먼지도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산업용 마스크를 일반시민이 이렇게 많이 소비해주는 국가가 별로 없다”며 “다국적 마스크 기업들이 박수를 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스크 무용론이 제기되자 환경부는 지난 1월 ‘미세먼지 마스크 건강피해 저감효과 분석 및 향후 추진계획’을 주제로 연구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마스크가 미세먼지 흡입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처럼 정상인에 비해 호흡량이 떨어지는 환자들은 보건용 마스크 사용을 삼가야 하지만 정상인은 문제가 없다”며 “마스크를 쓴다고 미세먼지를 전혀 안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면 우리 몸에 들어오는 미세먼지의 총량을 줄일 수 있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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