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감염ㆍ방사선 치료하다 생기기도
입 속에 머무는 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소화액인 침은 음식물을 부드럽게 해 씹기 좋게 만들고, 아밀라아제 같은 소화효소로 탄수화물을 분해한다. 면역글로블린과 락토페인, 리소자임, 페록시다아제 등 생소하지만 다양한 항균물질도 다량 포함하고 있다. 또한 입안으로 들어 오는 음식이나 공기 중 감염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중요한 침을 분비하는 기관인 ‘침샘’에 이상이 생기면 통증ㆍ부종 등 이상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세균감염ㆍ방사선치료, 침샘 염증 유발
입 속에는 침을 분비하는 귀밑 이하선, 턱밑 악하선, 혀밑 설하선 등 무수히 많은 작은 침샘이 있다. 이들 침샘에 생기는 염증을 ‘침샘염’으로 부른다.
원인으로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이나 침샘에서 생성된 돌(타석)로 인한 침샘관 막힘, 쉐그렌증후군 등 자가면역성 질환, 방사선 치료, 선천성 침샘 구조 이상 등이 있다.
침고임이나 면역력 저하, 구강 위생 불량, 약물 복용, 금식 및 탈수 등으로 침 분비량이 줄면 구강 내 세균이 침샘관을 타고 침입해 침샘염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침샘 염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구강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대부분 생긴다. 흔히 ‘볼거리’라는 유행성 이하선염이 바이러스에 의한 대표적인 침샘염이다. 볼거리는 전염력이 매우 강하므로 발병하면 전파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세균 감염으로 발병하면 화농성 침샘염으로 구분한다. 대개 수술이나 만성 질환에 의한 탈수로 인해 발생한다.
침샘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재발성 만성 침샘염’이라 한다. 그 원인의 하나가 침샘돌이다. 침샘돌이란 침이 원활하게 분비되지 않으면서 침샘관 표피에 염증과 손상을 입힐 때 칼슘염 침착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침샘돌은 주로 턱밑 침샘에서 생기는데, 두경부암이나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 침샘이 손상돼 생기기도 한다.
식사한 뒤 통증 심해져
침샘염은 발생 경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급성 침샘염은 감기와 비슷하다. 침샘이 부으며 아프고, 발열ㆍ오한 등이 동반한다. 고름이 생기거나 염증이 심하면 안면마비가 생길 수 있다.
만성 침샘염은 주로 식사 후 통증이 심해져 입 벌리기 어려워지고, 아프면 3~10일가량 증상이 지속된다. 고름 형태의 침이 나오거나, 침샘 주변의 임파선이 붓기도 한다.
조재구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ㆍ두경부외과 교수는 “영ㆍ유아는 불편함을 정확히 말하기 어려워 원인 모를 고열과 턱밑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면 침샘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했다.
물을 충분히 자주 마셔야
침샘염은 약물치료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만으로 몇 주 안에 호전된다. 하지만 면역 문제로 생기는 쉐그렌증후군, 만성 침샘염 등은 몸 상태와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지속적인 치료와 구강관리가 필요하다.
침샘염이 생기면 음식물 섭취를 줄이고 자극적인 음식은 가급적 삼가야 한다. 냉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히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침샘염을 예방하려면 구강 위생을 철저히 하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당뇨병 환자나 만성 질환자는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질환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조 교수는 “침샘염이 계속 재발하면 침샘에 침이 고이지 않도록 식사 전후 침샘을 마사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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