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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연 수익률 5%마저 붕괴… ‘노후 안전판’ 매력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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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연 수익률 5%마저 붕괴… ‘노후 안전판’ 매력 뚝뚝

입력
2019.03.25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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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의 한 고층 오피스텔 건설 현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 고양시의 한 고층 오피스텔 건설 현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은퇴를 앞둔 직장인 최모(58)씨는 지난 2015년 경기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에 들어서는 오피스텔을 분양 받았다. 인근 광교신도시 개발로 꾸준한 임대수익이 보장될 거란 광고에 솔깃해 은행 대출까지 받았지만 현실은 딴판이었다. 2017년 초 오피스텔 준공 이후 1년 넘게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던 최씨는 최근에야 원래 생각했던 임대료를 40%나 낮춘 끝에 겨우 임대계약에 성공했다. 최씨는 “받는 월세에서 은행 대출이자를 빼면 손에 쥐는 게 거의 없다”고 허탈해 했다.

저금리 시대의 대표적인 ‘노후 안전판’으로 각광받던 오피스텔의 투자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시세차익은 적지만 대출규제와 청약조건 등 진입장벽이 낮은데다, 투자금 대비 임대수익이 높고 안정적이어서 이미 은퇴한 노령층은 물론, 은퇴를 앞둔 4050세대들에게도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뚝 떨어진 수익률에 공급 과잉까지 더해져 향후 수익률 반등도 쉽지 않을 거란 어두운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에선 그래도 은행 예ㆍ적금보다 수익률이 여전히 높아 당분간 인기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이어진다.

 ◇떨어지는 수익률 

24일 부동산 114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의 연 임대수익률은 4.98%로 처음 5%선이 무너지며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 때 연 6~7%를 넘나들던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2011년(5.91%) 6% 아래로 내려앉더니 다시 7년 만에 5%대도 붕괴됐다.

올 들어 수익률은 2월 기준 4.97%로 작년보다 더 낮아졌다. 서울(4.63%), 경기(4.99%), 울산(4.53%), 인천(5.89%), 부산(5.14%) 등 대부분 도시에서 하락세다.

때문에 요즘엔 새로 지은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오래된 오피스텔보다 낮은 경우도 생긴다. 부동산정보 서비스업체 직방에 따르면, 서울에서 2017년 이후 준공된 신축 오피스텔의 올해 1,2월 임대수익률은 3.89%에 그쳤다. 그 이전 준공된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4.35%인 것과 비교하면 신축이 오히려 더 낮은 셈이다. 이는 신축 오피스텔의 매매가격이 기존 오피스텔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탓에 초기 투자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수익’에 해당하는 월세 수익률은 신축과 구축이 비슷한 선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실제 1~2월 거래된 서울 오피스텔 중 2017년부터 준공된 신축의 전용면적 1㎡당 매매가격은 평균 921만원 선으로, 이전에 준공된 오피스텔(680만원)보다 241만원 비쌌다. 그러나 신축 월세가격은 1㎡당 2만6,200원인데 반해 기존은 2만1,100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직방 관계자는 “오피스텔 신규물량이 많거나 공급이 많은 지역에선 공실 우려 때문에 형성할 수 있는 월세 가격이 한계가 있다”며 “신축이 임차인을 끌어들일 매력이 없다면 기존 오피스텔과의 임대 수익률 차이는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국 오피스텔 입주물량 및 임대수익률. 그래픽=강준구 기자
전국 오피스텔 입주물량 및 임대수익률. 그래픽=강준구 기자

 ◇먹구름 몰고 오는 ‘입주 폭탄’ 

‘입주 폭탄’이 우려될 만큼 많은 물량이 공급 예정인 점도 오피스텔 시장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예정 물량은 8만8,000실로 2010년(6,955실)과 비교하면 12배 가까이 늘었다. 그만큼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늘어날 우려가 높은 셈이다.

여기에 오피스텔 수익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은행권 대출 금리가 연 4~5%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수익률을 높이긴 더 어려워졌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초과공급 우려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히 공급량 증가로 공실 비중이 덩달아 늘어날 경우 수도권 일부 오피스텔 단지는 연 4% 수익률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여전히 오피스텔의 인기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 않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각종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 등 주택 매매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오피스텔은 비주택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제약이 덜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파트 전셋값이 19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움츠러들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오피스텔 매매가보다 높은 탓에 전셋집을 찾던 1~2인 가구가 보다 저렴한 오피스텔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나온다.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KB부동산 기준)은 2억4,947만원으로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3억1,000만원)보다 낮았다.

또 수익률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시중은행의 예ㆍ적금 금리가 2%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금융상품보다는 나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도 몸값을 높이고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현금 보유액이 적은 신혼부부 등 20~30대에서 주거용 오피스텔을 아파트로 갈아타기 전 징검다리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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