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모바일 첫 화면 개편안을 내놓은 지 6개월 만에 검색 중심의 개편을 시행한다. 월 순방문자가 약 1,400만명에 달하는 모바일 웹 첫 화면을 구글과 같은 검색 중심 환경으로 바꾸고, 뉴스 편집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2009년 모바일 버전 네이버를 선보인 지 10년 만의 개편이지만, 일 방문자 수가 3,000만명에 달하는 모바일 앱 첫 화면은 ‘이용자 편의성’을 이유로 바꾸지 않아 ‘절반의 개편’에 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3일부터 네이버 모바일 웹페이지 첫 화면에는 검색창과 서비스 바로가기, 그린닷만 표시된다. 그린닷은 현재 시간과 사용자의 위치, 현재 보고 있는 콘텐츠의 종류와 언어 등을 파악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심화된 정보를 제공해주는 새로운 검색 형태다. 기존 첫 화면에서 제공되던 실시간급상승검색어(실급검)나 뉴스는 다른 페이지로 분리된다. 이번 개편은 모바일 브라우저를 통해 접속하는 웹 화면에만 적용된다. 네이버 앱을 다운로드받아 쓰고 있는 사용자들은 뉴스와 실급검이 포함된 기존 첫 화면이 유지된다. 다만 웹이나 앱 모두 설정을 바꿔 기존 화면이나, 새 화면으로 변경해 쓸 수 있다.
새로운 버전의 모바일 웹에서는 화면을 왼쪽으로 쓸어 넘기거나 상단 바에서 ‘뉴스’ 탭을 눌러야 뉴스를 볼 수 있다. 한 번 넘긴 화면에는 이용자가 선택한 언론사가 자체 편집한 뉴스가 보여지고, 한 번 더 넘기면 AI가 이용자의 취향에 맞게 자동으로 추천한 ‘MY뉴스’가 보인다. 홈 화면을 오른쪽으로 쓸어 넘기면 쇼핑과 네이버페이 등을 사용할 수 있는 화면이 뜬다.
네이버의 이번 개편은 지난해 5월 “뉴스 편집권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했던 한성숙 대표의 발표에 따른 것이다. 네이버는 4일부터는 자체 편집하던 기존 모바일 첫 화면 기사와 PC버전 뉴스홈 상단의 ‘이 시각 주요 뉴스’에도 모두 알고리즘 기반 자동 추천 시스템 ‘에어스(AiRS)’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첫 화면에 뉴스가 있는 기존 버전 홈 화면을 쓰더라도 이제 이용자의 관심사에 따라 모두 다른 첫 화면을 보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자체 분석 결과 에어스를 통한 기사 추천 서비스를 도입한 뒤 이용자 당 기사 소비량이 30% 가량 증가하는 등 콘텐츠 소비가 더욱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훨씬 많은 이용자를 가진 모바일 앱은 완전한 ‘탈바꿈’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 2월 iOS 앱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기존 화면과 새로운 화면 중 하나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여전히 기본 설정은 뉴스와 실급검이 포함된 기존 화면을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모바일 앱과 웹 이용자들의 특성이 다르고, 구글과 애플 등 운영체제(OS)와의 관계 등 여러 복잡한 상황이 얽혀 있어 앱과 웹 개편에 시차가 나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방향은 똑같기 때문에 앱 버전도 연착륙 과정을 거쳐 개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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