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5년 개설, 지난해 폐업… 영양군, 도심재생사업으로 복원
경북 영양군이 개설 100년이 넘은 국내 최고(最古) 영양양조장을 복원한다고 17일 밝혔다.
영양군에 따르면 영양양조장은 1915년에 개설한 막걸리 양조장으로, 지금까지 원형이 남아 있는 양조장으로선 104년이나 된 유서 깊은 곳이다. 대강막걸리로 유명한 충북 단양군의 대강양조장(1918년)보다 3년이나 빠르고, 경기 평택시 지평양조장(1925), 충북 진천군 진천양조장(1930), 충남 당진시 당진양조장(1933) 보다 10~20년 가량 먼저 생겼다. 하지만 경영난을 겪다가 지난해 말 폐업했다.
영양군은 폐업한 영양양조장을 관광자원화하기로 하고, 도시재생차원에서 복원에 나섰다. 최근까지 양조장이 있는 영양읍 동부리 550 일대 1,438㎡ 터와 시설물에 대한 보상협의를 마쳤다. 연말까지 국비 17억원 등 29억원을 들여 복원을 마칠 계획이다. 원형을 최대한 보존해 문화재적 가치를 높이면서도 막걸리 제조ㆍ체험ㆍ전시 공간은 물론 청춘주막, 청년창업공간 등으로 꾸며 지역경제활성화의 중심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양조장 역사 전시관에는 양조장 100년의 스토리텔링과 역사사진 및 도구 전시장, 관람로를 만들기로 했다. 청춘주막 어울마당엔 지역주민들과 관광객이 어울려 특산물과 막걸리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양곡창고 일부를 개조해 청년창업공간으로 제공한다. 막걸리 제조시설을 정비하는 것은 물론 체험, 판매장도 만들 계획이다. 부활한 영양양조장은 청년에겐 일자리를, 관광객들에겐 막걸리 체험 등 이색 체험공간을 제공하며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3대째 양조장을 운영했던 권시목(73) 장인은 “막걸리 애호가들이 점차 줄어 들면서 양조장 문을 닫게 됐다”며 “할아버지 때부터 이어 오던 양조장이 다시 복원된다니 그 동안 알고 있던 막걸리 제조기술을 청년들에게 전수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영양군은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한 교촌에프앤비와 최근 ‘영양을 빚은 양조장 조성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막걸리 생산시설 정비에 착수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양조장을 복원해 외씨버선길의 중간지점인 영양객주와 관광요소를 연계한 체류형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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