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해산 당시 법무장관...“자유민주적 기본 질서 파괴했으니 해산” 주장
자유한국당을 해산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29일 오후 3시 41만 명을 돌파했다. 이 과정에서 과거 통합진보당 해산 헌법재판소 심판 당시 정부 측 대표였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최종변론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통진당 해산 청구인으로 참석한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헌재에서 통진당 해산과 관련해 청구인 측 대표로 변론하는 황 대표와 이정희 당시 통진당 대표의 발언이 담겼다.
당시 박근혜 정부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는 2014년 11월 헌재에서 진행된 ‘위헌정당 해산 심판 및 정당활동정지 가처분신청’ 사건 마지막 공개 변론에 청구인 자격으로 출석해 정당 해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황 대표가 이 발언에서 내세운 통진당 해산의 근거는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수호였다. 황 대표는 “통진당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파괴하고 대한민국을 내부에서 붕괴시키려는 암적 존재”라며 “이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미래를 지켜야 할 국가의 의무를 포기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이 정당의 탈을 쓰고 활동하고 있다”며 “통진당이 정당으로 존재하는 한, 국가와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또 작은 개미굴이 큰 둑 전체를 무너뜨린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제궤의혈(堤潰蟻穴)’을 인용해 “국가 안보에 허점이 없도록 북한을 추종하는 위헌 정당을 해산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이 재조명되자 일각에서는 황 대표의 논리대로라면 한국당도 해산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wka***)는 “황교안의 논리대로라면 헌법을 무시한 한국당도 해산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moo***)는 “국회를 폭력 난동의 장으로 만들어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해쳤으니 한국당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반대 의견을 올렸다. 한 포털사이트 이용자(mas***)는 “청원한다고 해산되는 것이 아니다. 떼쓰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이용자(jie***)는 “한국당이 통진당처럼 이적행위를 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앞서 한 시민은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유한국당이 국민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사사건건 방해하고 있다”며 “정당 해산을 한 판례가 있기에 한국당을 해산시켜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두고 한국당이 국회 일부 사무실과 회의실을 점거하는 등 ‘동물국회’ 논란이 일면서 한국당 해산에 동의하는 국민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