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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 왜… “미국 협상테이블 끌어내기 위한 압박용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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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 왜… “미국 협상테이블 끌어내기 위한 압박용 카드”

입력
2019.05.04 12:33
수정
2019.05.0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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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텔스 전투기 도입 등 우리 군 움직임 대응 필요성도 영향 

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관한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관한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북한이 4일 함남 영흥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한 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강경 태도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압박용 카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올해 연말까지 협상 마지노선을 제시했던 북한이 단계적으로 대미 압박 수위를 올려 최대한 빨리 협상 테이블로 미국을 끌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오늘 오전 9시 6분경부터 9시 27분경까지 원산 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불상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합참은 ‘단거리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발표했다가 40여분 만에 ‘단거리 발사체’로 정정했다.

합참은 이 발사체가 동해상까지 약 70~200㎞ 비행했으며, 한미 군 당국은 추가적인 정보를 정밀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발사체가 다연장로켓, 방사포라고 추정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신형 무기 시험발사라기보다는 발사체 수와 비행거리를 봤을 때 240㎜방사포(최대사거리 65㎞)와 300㎜신형방사포(최대사거리 200㎞) 실발사훈련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방사포는 발사 방식상 탄도미사일 형태이긴 하지만 미사일로 보기 어려워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유엔 제재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군 관계자도 “추가 분석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수집된 정보로 미루어 탄도미사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는 비행 고도에서 차이가 난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북한이 이날 오전 원산 북방 함남 호도반도에서 동해 방향으로 최대 비행거리 200㎞의 단거리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합동참모본부는 4일 북한이 이날 오전 원산 북방 함남 호도반도에서 동해 방향으로 최대 비행거리 200㎞의 단거리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북한의 발사체 배경에 관해선 미국을 압박해 협상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노이 회담 후 교착 상태인 북미 관계를 개선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비핵화 방향을 관철하기 위한 압박용 카드라는 것이다. 최선희 북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달 30일 미국을 향해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원치 않는 결과를 보게 될 수 있다”고 위협하며 협상 시한을 제시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측이 연말까지라고 한 건 내년 초에는 장거리 미사일을 쏘겠다는 의미”라면서 “미측이 대화에 응할 때까지 수위를 올려 도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이 발사체라면, 다음 단계는 단거리 미사일, 최종적으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장거리 미사일이나 핵실험 재개로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그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재개하지 않는다는 것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흔들 수 있는 것이라 미국도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추가적인 발사 관측도 제기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이나 북러 정상회담에서 보듯 북한은 시간이 많지 않아 보인다”며 “짧은 시간 내에 긴장 상태를 끌어올려 미국을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북한은 5월 중 추가로 발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측 군사적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최근 북한은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DDㆍ사드) 훈련 및 한미 연합공중훈련뿐 아니라 한국군 단독 훈련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게다가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전력 자산이 한국군에 배치된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신범철 실장은 “스텔스 전투기 도입이나 사드 훈련 등 우리 군 움직임에 대해 군사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북한 발사체 발사에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현재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발사에 대비하여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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