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덕중ㆍ고교가 친일작곡가가 만든 교가를 교체해 지역 교육계가 추진 중인 친일잔재 청산 작업의 첫 성과를 냈다.
12일 광덕중ㆍ고에 따르면 그동안 불러온 교가를 작곡한 김성태가 친일 인명사전에 오른 사실을 지난 1월 파악한 뒤 곧바로 제창을 금지하고 교가 교체를 위한 전담반을 구성했다.
4개월여에 걸친 작업 끝에 광덕고 음악 교사로 재직 중인 최재훈 성악가의 작곡으로 새 교가가 만들어졌다. 새 교가는 13일 개교 기념식에서 처음으로 제창된다. 학생들도 미리 가사와 멜로디를 익혔다.
광덕중ㆍ고는 그동안 경술국치일, 순국선열의 날 행사와 계기 교육으로 학생들의 역사의식 고취에 노력해왔지만, 친일작곡가의 교가는 옥에 티라는 지적이 있었다. 2012년 일본의 욱일기 형상을 한 학교 엠블럼을 교체하고 지난해에는 교화를 국화에서 신품종으로 개량한 '광덕 무궁화'로 교체했다. 지난해 광복회로부터 기증받은 작품 100여점을 중심으로 학교 본관 1층에 태극기 상설 전시관도 개관했다.
신흥수 학교법인 만대학원 이사장은 “단재 신채호 선생의 후손으로서 친일작곡가의 곡이 한동안 울려 퍼졌다는데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교가 교체가 학생들의 역사의식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각급 학교 교가의 작사ㆍ작곡가 중 친일 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 4명의 이름이 확인됐다. 이들이 만든 교가를 불러온 학교는 △전남대, 숭일중·고(현제명) △ 호남대, 서영중ㆍ고와 서영대, 금호 중앙중ㆍ금호여고, 대동고, 동신중ㆍ고(김동진) △광덕중ㆍ고(김성태) △광주일고(이흥렬) 등이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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