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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걱정스런 반도체 가격 하락 전망… 民官 ‘컨틴전시 플랜’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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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걱정스런 반도체 가격 하락 전망… 民官 ‘컨틴전시 플랜’ 짜라

입력
2019.06.08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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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국 제재의 주요 타깃으로 떠오른 화웨이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미국의 대중국 제재의 주요 타깃으로 떠오른 화웨이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올 하반기에도 반도체 가격 하락이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중국 제재로 화웨이 스마트폰과 서버 출하량이 줄어들 것이란 게 전망의 근거다. 반도체 수출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 대중국 수출의 4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심각한 충격이 우려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7일 한국의 반도체 수출 주력품목인 D램 평균가격이 3분기에 최대 15%, 4분기에 10% 각각 더 떨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애초 전망보다 하락폭이 각각 5%포인트 커졌다. 지금까지는 D램 수요가 2분기에 바닥을 통과해 3분기부터 가격이 회복될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5개월 연속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지며 회복론이 자취를 감췄다. 이에 따라 D램 시장 세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익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0%, SK하이닉스는 85%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반도체협회 대상 조사를 통해 하반기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로 지탱해 온 우리 경제는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올 1분기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고, 4월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주원인도 결국 반도체 수출 부진이었다. 몇 년째 전자와 석유화학, 특히 반도체에 매달려 온 우리 경제의 편중현상이 한계를 노출한 것이다. 정부는 몇 년째 신성장동력 발굴을 외쳐 왔지만, 실행과 성과는 더디다. 올해 1분기 신수출 성장동력 9개 품목의 수출 총액이 반도체 1개 품목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수출 품목 다양화에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반도체 약세 장기화는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충격을 미칠지 실감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의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이번 갈등은 수십 년간 전 세계 경제 번영의 바탕이 되어 온 ‘차이메리카’(중국의 저렴한 수출품을 미국이 소비하는 국제분업)의 근본적 변화의 시작일지 모른다. ‘컨틴전시 플랜’을 포함한 경제ᆞ외교 전략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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