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에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공장 투자가 이달 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지난 7일 경북도와 구미시로부터 ‘구미형 일자리 투자유치 제안서’를 전달받은 자리에서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구미시에 짓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9일 밝혔다. 양극재는 2차전지 용량과 출력을 결정짓는 소재로 전체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요소이다.
구미시는 한국 초기 전자산업의 본거지로 한때 경북 최대 산업도시였으나, 대기업 공장들이 속속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한국 제조업‘의 쇠퇴를 보여 주는 표본 같은 존재였다. 게다가 올해 초 SK하이닉스 공장 유치가 실패하면서 이 지역 상실감은 더 커졌다. 하지만 여당 출신 시장과 국회의원, 야당 출신 도지사 등 지역 정치인의 초당적 유치 노력과 주민들의 적극적 협조를 통해 ‘제2의 반도체’로 성장할 잠재성을 갖춘 첨단 생산시설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LG화학에 세금 감면과 부지 제공뿐 아니라 인력 확보를 돕기 위해 채용지원, 사택 등 복지 관련 지원 계획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구미 배터리 양극재 생산공장에 향후 수천 억원의 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과 기업의 ‘상생형 일자리’ 출현이 광주에 이어 성사되는 것이다. 특히 LG화학은 충북 오창과 함께 중국 난징(南京), 미국 미시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올해 1조2,000억원 규모로 중국 난징 공장을 증설하기로 하는 등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핵심 소재 공장을 국내에 짓기로 한 것은 의미가 크다.
정부는 기업의 국내투자 감소 속도를 늦추기 위해 해외투자 기업의 국내 U턴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달 한국경제연구원이 해외사업장을 갖춘 기업들을 대상으로 ‘국내 U턴’ 의향을 묻는 설문을 한 결과 U턴을 망설이는 주요 이유는 고임금과 노동시장 경직성, 과도한 규제였다. 경북과 구미는 여ㆍ야와 지역주민들이 합심해 이런 제약 요인들을 제거하고 회생의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제3, 제4의 상생형 일자리가 전국 곳곳에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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