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언론 “6세 여아, 어머니와 함께 수습” 신속대응팀 “어머니는 이전에 수습”
김모(6)양의 첫 해외여행이었다. 엄마는 물론, 김양을 돌봐 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함께 떠났다. 친정 부모님께 감사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마련된 3대의 행복한 동행은, 이들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 가라앉으며 비극이 됐다.
11일(현지시간) 허블레아니호 인양과 함께 지난달 29일 침몰 당시 실종됐던 김양의 시신도 수면위로 올라왔다. 이날 실종자 수습에 앞서 예를 갖춘 우리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소속 구조대원들은 김양의 시신을 비닐로 감싼 뒤 부목에 받쳐 바로 옆에 정박한 바지선으로 옮겼다.
김양은 이날 오전 8시 10분을 전후해 수습된 한국인 관광객 2명과 함께 선실에서 발견됐다. 김양 등은 허블레아니호가 바이킹 시긴호에 추돌 당해 약 7초만에 침몰, 미처 선실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양 아버지와 2살된 동생은 국내에서 가족들 소식만 애타게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와 헝가리 당국은 수습한 시신들의 신원을 확인 중이지만 허블레아니호에 승선한 6세 아이는 김양이 유일하다. 헝가리 현지 언론은 김양과 김양의 엄마가 이날 함께 수습됐다고 보도 했다. 하지만 한국측 신속대응팀은 김양의 엄마 시신은 먼저 수습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날 신속대응팀은 “이날 수습된 시신 중에 여아의 어머니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인천시와 지인 등에 따르면 김양은 인천 미추홀구의 외할아버지 집 인근 아파트에서 엄마와 함께 살았다. 엄마는 외할아버지 건물에서 피부관리실을 운영했다. 김양은 엄마가 일을 하는 동안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함께 지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해 김양은 한 살 때부터 외조부모의 보살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아는 이웃들은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다정한 가족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침몰 13일 만에 인양된 허블레아니호 선실에서 김양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김양 엄마가 운영하는 피부관리실을 이용했다는 주민 곽모(32)씨는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놀랐고 가슴이 메었다”며 “김양과 얘기를 나눈 적은 없어도 본 적은 있는데, 세 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동네 주민으로서 제발 시신만이라도 꼭 찾을 수 있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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