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부생들이 미국 화학공학회(AIChE)가 주최하는 케미카(Chem-E-Car) 한국지역 예선 대회에서 우승해 세계 명문대 학생들과 자웅을 겨루게 됐다.
케미카 대회는 화학반응으로 구동되는 모형 자동차의 제작ㆍ제어 기술을 겨루는 대회로, 1999년 처음 열렸다.
KAIST는 2016년 이 대회에서 최종 우승을 하는 등 대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일 국내 최초로 본원에서 한국지역 예선을 개최했다.
KAIST는 4월 중순부터 한달 반 동안 지역 예선에 참여할 4개팀을 공모했지만, 기술 구현이 어려워 KAIST와 서울대 등 두 팀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홍지현(22)ㆍ정석영(20)ㆍ이건호(20)ㆍ박규범(19)ㆍ조슈아 훌리오 아디드자자(21)씨, 기계공학과 슈브로닐 센구프트(21)씨 등 6명의 학부생으로 카이탈리스트(KAItalystㆍ지도교수 고동연)팀을 꾸려 대회에 참가했다.
케미카 대회는 반드시 화학반응으로만 자동차를 제어해야 하며, 주행 거리와 화물 무게는 현장에서 결정된다. 당일 부여받은 조건이 적용된 모형 자동차를 활용해 목표 지점까지 도달한 시간과 정확도를 비교해 승패를 가린다.
대회 당일 미션으로 제시된 주행거리는 22.5m. 카이탈리스트팀은 치열한 접전 끝에 결승점에 1.5m 이상 근접해 우승을 차지했다. 고 교수의 지도 아래 화학반응이 신속하고 정확한 요오드시계 반응을 이용하고, 바나듐 산화환원 화학전지를 통해 안정적인 출력을 갖는 자동차를 제작ㆍ제어한 게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카이탈리스트팀은 이번 우승으로 오는 11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본선 진출권과 2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본선대회에는 조지아공대, 카네기멜론대 등 전세계 50여개 대학이 참여할 예정이다.
팀 리더인 홍지현씨는 “케미카를 제작ㆍ구동해 본 게 처음이라 어려웠지만 계속 연구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본선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동연 교수는 “이번 한국지역 예선을 계기로 보다 많은 대학이 참여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대회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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