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연구팀, 170만명 15년 추적 조사
피부 질환인 건선을 앓고 있으면 위암과 심혈관계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민걸·김태균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팀이 170만명을 15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에서다.
건선은 아직 발생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 세계 인구의 1~3%,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의 1% 정도가 이 병을 앓고 있다. 호전과 완화가 반복되는 특징이 있으며 완치가 쉽지 않은 질병이다.
연구팀은 ‘한국인 암 예방 연구’ 코호트를 주된 연구 집단으로 삼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했다. 1997~2015년 건강검진자 가운데 종양이 생겼거나 동맥경화성 심혈관계 질환을 진단받은 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살폈다.
연구진은 건선 환자와 종양 발생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건선 환자군(5,788명)은 대조군(176만7,998명)보다 종양 발생 위험이 1.08배 높았다. 한국인 암 발생률 상위권을 차지하는 암 중에선 위암과 연관성이 높았다. 건선 환자의 위암 확률은 대조군의 1.31배였다.
건선은 심혈관계 질환 발병에도 영향을 미쳤다. 건선과 심혈관계 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니 건선 환자군은 대조군보다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1.18배 높았다.
특히 건선 질환의 중증도가 높아 전신 치료를 받는 환자가 심근경색 위험이 더 높았다. 건선이 심한 남성 환자군은 대조군의 2.09배, 여성 환자군은 3.23배였다. 비만·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위험 인자가 없는 중증도 건선 환자도 심근경색 위험이 뚜렷했다.
뇌졸중의 경우 여성 건선 환자군만 발생 위험도가 증가했고, 중증도가 높은 여성 건선 환자군의 허혈성 뇌졸중(뇌경색) 위험은 대조군의 2.02배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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