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 낙상하면 50%만 1년 이상 생존
낙상의 계절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추락ㆍ낙상 사고 가운데 30.7%는 겨울(12~2월)에 집중된다. 잠자다가 화장실을 3번 이상 들락거리면 낙상할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낙상은 65세 이상 고령인 부상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한 번 낙상하면 다시 넘어져 다칠 위험이 60~70%나 된다. 고령인이 낙상으로 입원하면 50%가량만 1년 이상 생존한다. 전문가들은 “낙상은 예방이 중요한데 근육 강화와 관절 운동이 낙상을 예방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고령인 10% 꼴로 ‘낙상 후 골절’
고령인 가운데 골다공증을 앓고 있으면 낙상한 뒤 골절할 위험이 크게 늘어난다. 고령인 10명 중 1명 꼴로 낙상 후 골절을 겪는다. 문제는 낙상 후 골절로 신체활동이 줄면 근력이 약해져 완치 후에도 활동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박윤길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근육을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5일 만에 근력이 9%, 2주 만에 근력이 23%까지 줄어든다”며 “특히 누워만 있으면 혈액순환도 잘 되지 않아 말초혈관에 혈전이 생겨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을 막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긴다”고 했다. 또 누워 있으면 욕창, 부종, 요로감염, 결석 등이 생기기 쉽다.
낙상 후 생기는 골절로는 손목 골절이 가장 많다. 넘어지면서 반사적으로 손을 바닥에 짚기 때문이다. 척추와 엉덩이관절(고관절) 골절도 흔하다.
고령인의 낙상 골절 사고 가운데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엉덩이관절 골절이다. 나이 들면 뼈가 급속히 약해져 교통사고나 추락 등 큰 충격을 받지 않아도 미끄러지거나 침대에서 떨어져도 엉덩이관절이 부러질 수 있다. 오종건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낙상으로 인한 고령 환자의 엉덩이관절 골절을 방치하면 6개월 이내 2차 합병증이 생기고, 이 때문에 50% 이상이 사망하게 된다”고 했다.
넘어지는 순간 척추에 많은 하중이 가해지면서 생기는 척추압박골절도 문제다. 척추 골절이 생기면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상태에서 일어날 때 통증을 느낀다.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더 아프고, 다리 통증으로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진다. 방치하면 허리가 만성적으로 아프고 심장·폐 기능까지 약해질 수 있다.
◇근육 강화ㆍ관절 운동을 해야
낙상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실내에서 무릎 굽혔다 펴기, 앉았다 일어나기, 실내 자전거 타기 같은 가벼운 운동이 도움이 된다. 눈이 내린 뒤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불가피하게 외출한다면 푹신하고 편한 신발보다 잘 미끄러지지 않는 것을 신어야 한다. 지팡이를 쓰는 것도 낙상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낙상 예방="" 운동법=""> 낙상>
① 무릎을 앞으로 펴기
앉은 채 오른쪽 무릎을 들어올려 편 후 10초 간 유지하고 내려놓는다. 왼쪽도 똑같이 실시한다. 계단을 오르내리고 앉았다가 일어날 때 쓰는 다리 근육 강화에 도움된다.
②스쿼트(쪼그려 앉았다 일어서기)
어깨너비만큼 다리를 벌려 선 후 1~2초간 쪼그려 앉았다 일어선다. 익숙해지면 양손을 허리에 대고 똑같이 실시한다. 균형 잡기가 힘들면 벽을 이용한다. 운동파트너가 있으면 서로 손을 잡거나 등을 맞대고 할 수 있다.
② 다리를 구부려 들어 올리기
양쪽 발끝이 정면을 향하도록 똑바로 선다. 오른쪽 무릎을 구부려 ㄱ자로 들어 올린 후 제자리로 내려놓는다. 왼발도 똑같이 실시한다. 균형감각 향상에 도움된다.
④발뒤꿈치 올리기
어깨너비로 다리를 벌려 선 후 발뒤꿈치를 들고 까치발로 섰다가 다시 내린다. 균형 잡기가 힘들면 의자를 잡고 실시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