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디자인 책임 총괄건축가로 부임
한강·지천·실외천 25개 자치구 모두 거쳐
도시건축 핵심가치는 '감성'… 물길도 중요
"한강변 아파트 35층 규제 유연하게 적용"
과거 재임 당시 '디자인 서울'을 강조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복귀하면서 1,000만 도시 서울의 미래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의 도시 디자인을 책임지는 서울시 총괄건축가 자리에 강병근 건국대 명예교수를 임명했다. 한려해상공원 외도와 제주 에코랜드 등을 설계한 강 교수는 공공성을 강조한 도시 건축의 권위자다. 지난달 28일 취임한 강 교수는 20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수변을 도시 공간의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오 시장과 전적으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강르네상스 시즌2'를 예고한 오 시장의 구상을 확장해, 서울 곳곳의 지천과 실외천을 도시 공간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다음은 강 교수와 일문일답.
-서울의 도시 디자인과 관련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나.
"서울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도시건축의 핵심 가치를 '감성'으로 정했다. 경제적 잣대에서 벗어나 감성적 잣대로, 가슴으로 경험하는 살아 있는 도시, 살아 있는 건축을 지향하려 한다. '감성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이미 실행 과제도 추진중이다."
-실행 과제 중 핵심은 무엇인가.
"수변을 도시 공간의 중심으로 재편하자는 데 오 시장과 제가 전적으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서울에는 한강뿐 아니라 지천이 4개나 있다. 지천의 지천, 실외천까지 따라가면 25개 구(區)를 모두 거친다. 하지만 현재 수변 활용을 10분의 1도 못하고 있다. 수계 중심으로 도시를 발전시키면 마을에서 도시 단위까지 골고루 균형발전이 가능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지금까지 수변 사업은 생태 복원 또는 기껏해야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감성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휴식뿐 아니라 문화와 예술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지역의 수요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넣을 수 있다."
-경인 아라뱃길 사업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 건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아라뱃길은 도시와 도시, 서울과 서해안을 잇는 차원이다. 하늘길이나 육지길 못지않게 물길은 감성적으로 경험이 풍부해지는 이동로다."
-35층으로 묶여 있는 한강변 아파트 층수 규제 완화 요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시의 공식적인 정책 방향이 나오기 전에 어떤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획일화가 아닌 다양성 측면에서 논의됐으면 한다. 지역의 여건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혜를 분명히 가질 필요가 있다. 현재 정량으로 규정돼 있는 것을 정성화해서 (지역) 여건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차원의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서울 한강변 아파트 35층 층고제한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당시 만들어진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에 담긴 내용이다. 2030서울플랜은 올 하반기 2040서울플랜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한강변 재건축 지역에 해당하는 자치구에서는 35층 층고제한 해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오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재개발 패러다임이 변화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도시는 아주 다양한 개체들의 유기적 결합체다. 이를 획일화하거나 정량화해서 한 방향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은 적절치 않은 표현인 것 같다. 재생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있고, 재정비로 풀어야 할 게 있는 것이다."
-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오 시장이 꺼내 든 공공기획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현실성이 상당히 크다고 본다. 공공이 지원을 하면 절차가 단축될 수 있고, 조합에서 감당할 수 없는 난제도 전문가들을 투입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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