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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화운동 세계에 알린 日 화가 도미야마 다에코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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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화운동 세계에 알린 日 화가 도미야마 다에코 별세

입력
2021.08.19 15:00
수정
2021.08.19 15:3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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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광주항쟁 등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세계에 알린 일본의 화가 고 도미야마 다에코(富山妙子)의 생전 모습. 도미야마 다에코 가족 제공. 연합뉴스

5ㆍ18 광주항쟁 등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세계에 알린 일본의 화가 고 도미야마 다에코(富山妙子)의 생전 모습. 도미야마 다에코 가족 제공. 연합뉴스


5·18 광주항쟁 등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세계에 알린 일본의 화가 도미야마 다에코(富山妙子)씨가 별세했다. 고인의 작품을 전시 중인 연세대 박물관의 전날 발표에 따르면 도미야마는 18일 오후 3시 일본 도쿄도(東京都)의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향년 100세.

1921년 고베시에서 태어난 도미야마는 어린 시절을 만주 하얼빈에서 보냈다. 1960년대 브라질과 칠레, 아르헨티나, 멕시코, 쿠바 등 중남미 각지를 여행하며 미국 패권주의에 저항하는 예술 운동을 접한 그는 억압에 저항하는 민중의 삶을 다룬 작품을 다수 발표했다. 특히 5·18 등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일본군 위안부 등 일본의 전쟁 책임을 다룬 작품을 다수 발표한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6·10 민주항쟁 기념일에 한국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받기도 했다.

그가 한국의 민주화 투쟁에 관심 갖게 된 것은 1970년 한국을 방문해 하얼빈 시절 동급생 등과 재회하면서였다. 그는 친구들과 밤새 이야기하며 해방 후에도 이어진 한반도 분단의 비극을 직접 느꼈다고 한다. 이후 김지하의 시를 테마로 한 판화 연작을 발표하고, 음악을 넣은 슬라이드 영상 작품 ‘묶인 손의 기도’를 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1978년부터 15년간 한국 입국을 거부당했고, 일본 화단에서도 정치적이란 비판을 받아 각종 예술단체에서 탈퇴하는 등 한일 양국에서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5ㆍ18 광주항쟁 등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세계에 알린 일본의 화가 도미야마 다에코(富山妙子)의 대표작 '광주 피에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제공

5ㆍ18 광주항쟁 등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세계에 알린 일본의 화가 도미야마 다에코(富山妙子)의 대표작 '광주 피에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제공


1980년 일본에서 5·18 뉴스를 본 도미야마는 즉시 ‘광주 피에타’ 등을 포함한 판화 연작을 제작했다. 여기에 음악과 자막 등을 넣어 64컷으로 제작한 슬라이드 영상 작품인 ‘쓰러진 자를 위한 기도’는 일본 각지는 물론 멕시코 등 세계 곳곳을 돌며 상영돼 세계에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알렸다.

페미니스트이기도 했던 그는 1980년대는 ‘바다의 기억’ 연작 등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작품을 다수 발표했다. 그는 “아시아의 일본 식민지 지배에 관한 담론에는 종종 페미니스트 관점이 누락돼 있고, 일본의 페미니즘은 민족적, 식민지적 억압을 충분히 고려해 오지 않았다”면서 위안부 문제는 성차별과 식민지차별이란 두 가지 억압의 교차점이라는 시각을 드러낸 적 있다.

도미야마는 지난해 ‘광주 피에타’ ‘쓰러진 자를 위한 기도’ 연작에 쓰인 10점을 포함한 작품 71점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기증했다. 연세대 박물관은 이달 31일까지 기획전시 ‘기억의 바다로: 도미야마 다에코의 세계’를 통해 그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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