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미술 1세대인 김병기 화백이 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지난해에도 신작을 냈던 최고령의 현역 화가였다. 향년 106세.
1916년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산 증인이다. 1948년 월남한 후 김환기, 유영국 등과 함께 한국 화단에서 추상미술을 개척했다. 평양 종로보통학교를 같이 다닌 이중섭과도 깊이 교유했다.
1934년 일본 아방가르드양화연구소에서 추상미술과 초현실주의 미술을 접한 그는 귀국한 후 1950년 좌우합작 예술인 조직인 '50년 미술협회' 결성을 주도했다. 1965년 제8회 상파울로비엔날레에 참여한 이후로는 줄곧 미국에서 작업했다. 국내 화단에 복귀한 건 1980년대 중반이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다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 '김병기: 감각의 분할'전 이후 영구 귀국했다. 돌아온 그는 고국의 자연 등에서 형상성을 찾아 선과 면으로 재구성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2019년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지난해 대한민국예술원 미술전에서 신작을 공개했다.
고인은 101세인 2017년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예술원 최고령 회원으로 선출됐다. 지난해 은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고희동, 김관호와 함께 한국 서양화가 1세대로 꼽히는 김찬영(1893~1960)이 그의 아버지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4일 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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